- “시가 잘못 도색해 수질 오염돼
- 증거 숨기려고 문 닫았다” 주장
- 시 “업체 측이 염소 과다 투여
- 페인트 만의 문제는 아냐” 공방
부산시가 매년 여름 운영해온 북구 덕천동 화명야외수영장(포시즌파크화명)에서 용도에 맞지 않는 페인트가 사용돼 물을 오염시키고 이용객에게 피해를 줬다는 폭로가 나왔다. 그동안 수영장을 위탁 관리하다가 최근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S사는 “시에 원인 규명과 피해 대책 마련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오히려 증거를 숨기려고 수영장 출입문을 쇠사슬로 봉쇄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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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여름 문을 닫은 부산 북구 덕천동 화명야외수영장 앞에서 21일 한 시민이 내부를 바라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시 낙동강관리본부와 S사는 올여름 화명야외수영장 운영이 중단됐다고 21일 밝혔다. 2011년 개장한 이 수영장은 시가 운영하는 야외수영장 2곳 중 하나다. S사는 2017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이곳을 운영해 5만2000명가량 이용객을 받았다.
그러나 S사는 계약이 해지되자 “시가 수영장 도색에 실내 건축용 페인트를 썼다”고 공격하고 나섰다. S사는 블로그에 쓴 글에서 “폐장의 진실을 알린다”며 이같이 폭로했다.
S사에 따르면 시는 2017년 6월 풀장을 도색하며 야외용이 아닌 실내 건축용 페인트를 사용했다. 이 때문에 페인트가 녹아 이용객 몸과 옷에 묻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다시 페인트를 칠했지만 똑같은 현상이 반복됐다. S사는 시에 페인트가 묻어나는 원인과 인체 유해 여부를 검사하자고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S사는 “(페인트가) 아이들 입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참담할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원래 시와 S사 간 위·수탁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올해까지는 S사가 수영장을 운영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시는 지난 2월 S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S사가 지난해부터 시설 사용료 등 1억2000만 원가량을 내지 않은 탓이다.
시는 수질 관리를 잘못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S사 주장은 과장됐다며 공방을 벌였다. 2017년 시공사 실수로 실내용 페인트가 잘못 칠해져 도료가 옷에 묻어나는 현상이 있었던 건 맞지만, 지난해에는 올바른 페인트를 썼는데도 유아용 풀에서 비슷한 현상이 생긴 만큼 페인트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S사 말대로 페인트가 물에 녹을 정도면 도색 전체가 벗겨져야 한다”며 “지난해에는 S사가 운영 미숙으로 수영장 물에 염소를 과다 투여한 탓에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사용된 페인트 역시 인체에 무해하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양측 공방 속에 지난해까지 8년간 운영돼온 화명야외수영장은 개장 후 처음으로 올여름 문을 닫았다. 이곳을 이용해온 시민은 시와 S사가 지금까지 이 같은 사실을 숨긴 것을 두고 양측을 모두 나무랐다.
맘카페 ‘부산 북구 맘들의 모임’ 한 회원은 “시가 시민을 속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회원들도 “S사도 이런 문제를 알고도 장사했으면서 폐쇄되고서야 제보하는 건 문제다”며 시와 S사가 ‘공범‘이나 다름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