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때문에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한 혼인신고는 무효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산가정법원 정일예 부장판사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다고 21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A 씨는 2016년 조현병으로 정신병원 통원치료를 받던 중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로 입원 중인 B 씨를 만났다. 이듬해 2월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3개월 뒤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혼인신고를 했다. A 씨 측은 B 씨와 혼인신고 이후 실제 결혼식을 올리거나 함께 살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고 주장했다.
A 씨는 통원치료 중에도 비현실적 사고, 판단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였고, 혼인신고 이후 임의로 치료를 중단했다가 증세 악화로 다시 정신병원에 입원한 기록이 확인됐다. B 씨 역시 퇴원하고 나서도 현재까지 약물치료를 받고 있다.
정 부장판사는 “A 씨와 B 씨는 정신질환으로 혼인신고 당시 정상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교제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혼인신고를 하면서 가족과 의논하지 않고, 이후에도 혼인생활의 실체는 물론 외관조차 없어 혼인의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무효확인 이유를 밝혔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