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각·언어 장애인과 교감 위해
- 손짓만 보면 상황 파악 가능케
- 100부 제작해 민원실 등 배치
- 부산경찰청, 전국에 배포 검토
경찰이 장애인과 소통하기 쉽도록 부산 금정경찰서가 제작한 책자가 전국 일선 경찰서로 뻗어 나갈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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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금정경찰서 민원실에서 경찰관이 ‘장애인 경찰 소통그림책을 이용해 민원을 접수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 금정경찰서는 최근 발달·청각·언어 장애인 등과 소통하기 위해 ‘장애인 경찰 소통그림책자’를 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금정서 여성청소년과가 주도해 만든 이 책자는 우선 100부 제작해 금정서 민원실 등에 비치했다. 부산경찰청은 이 책자를 전국에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총 26페이지 분량의 책자는 장애인의 손짓만 유심히 살피면 경찰이 상황 파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장애인이 그림으로 표현된 시간, 장소, 인물, 상황, 당시 기분 등을 차례대로 가리켜 하고 싶은 말을 조합하는 방식이다.
장애인 수사 의사소통 매뉴얼에 이 책과 유사한 그림판이 있지만 어떤 피해를 당했는지 표현하기 어려웠다. 장소와 물품 등 선택할 그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또 필요할 때 일일이 인쇄해 쓰는 번거로움 때문에 긴급한 상황이나 초동 조치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정서 여청과 박고운(여·27) 경사는 책을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최근 경찰, 자치단체, 장애인협회 관계자 등이 금정서에서 가진 장애인성폭력대책협의회에서 ‘장애인이 범죄 신고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견을 듣고 이같이 제안했다. 또 지구대 근무할 때 신고자였던 장애인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경험을 떠올리며 동료들과 책자에 들어갈 그림 등을 구상했다. 이후 금정구장애인복지관 등에 자문해 책을 완성했다.
벌써 이 책자는 장애인 관련 사건사고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지난달 금정구에서 가출한 지적 장애인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을 때 이 책자를 지참하고 출동한 경찰은 배우자와의 불화가 있었던 장애인의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장애인 관련 상담소에 인계했다.
박 경사는 “책자를 만든 뒤 조언했던 장애인 시설에 감사 인사를 하려고 방문했는데 오히려 장애인 범죄 예방 교육 자료로도 사용할 수 있겠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서로 표현하는 방식과 소요되는 시간의 정도가 다를 뿐 우리는 모두 같다고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