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성리학 이념을 보급하고 구현한 장소인 국내 서원(書院)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 경남 함양 남계서원을 비롯해 경북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 등 9곳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 서원에 대해 “성리학 개념이 여건에 따라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 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2015년 세계유산에 처음 도전했으나 반려 판정을 받은 이후 재도전 끝에 이뤄낸 등재여서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서원은 공립학교인 향교와 달리 지방 지식인이 설립한 사립학교를 일컫는다. 성리학 가치에 맞는 지식인을 배출하고 지역 대표 성리학자를 배향하는 공간으로 중국 등 외국의 서원과는 차별성을 갖는다. 향촌사회에 깊숙이 스며들어 지역의 교육과 교화를 추구하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적 전통을 이어왔다. 특히 이들 서원은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살아남아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이 신청한 서원의 가치 중 하나인 ‘인류 역사에 있어 중요 단계를 예증하는 건물, 건축이나 기술의 총체, 경관 유형의 대표적 사례’란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국 서원이 지닌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진정성, 완전성은 인정하면서도 9곳에 대한 통합 보존 관리방안을 수립하라고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가 특히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게 아니다. 등재 이후에도 잘 보존하지 않으면 ‘위험에 처한 유산’으로 분류되거나, 심지어 아예 목록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세계유산 등재 이후 보존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제 출발인 셈이다. 따라서 이번 등재를 계기로 관련 지자체가 예산을 모아 출자법인을 만들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통합적인 관리를 통해 세계유산에 걸맞은 서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감민진 성전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미국으로 이민을 온 아버지는 여덟 살밖에 안 된 딸이 모국어를 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우리는 한국인이다. 한국 사람이 한국말을 모르면 안 된다.” 아버지는 틈만 나면 혜미와 동생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혜미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려고 틈만 나면 영어 단어를 외우며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어린 딸의 노력을 애처롭게 여긴 어머니는 TV나 라디오를 크게 틀어 도움을 주려 했습니다.
어느 날 자고 있는 혜미를 어머니가 깨웠습니다. 악몽을 꾸었는지 잠옷이 땀으로 젖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어린 딸이 남의 나랏말을 배우려고 안간힘을 쓰더니 잠꼬대까지 영어로 하는 게 못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혜미를 불러 말씀하셨습니다. “혜미야, 너는 어느 나라 사람이냐?” “한국… 사람입니다.” 혜미가 작은 목소리로 말하자 아버지가 한 번 더 물었습니다. “네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큰 소리로 대답해 봐라.” 혜미는 오기가 나서 크게 외쳤습니다. “한국 사람입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네가 한국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마라. 사람이 근본을 모르면 큰 인물이 될 수 없다.” 아버지는 딸이 성장해감에 따라 나이에 맞는 정확한 모국어를 구사하도록 가르쳤습니다. 그런 아버지 덕에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김혜미 씨는 현재 변호사가 되어 한국 교민 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의 뿌리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조국은 나의 뿌리입니다. 조국이 있기에 내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조국에 살고 있기에 잊고 지낼 수도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갖춰야 할 자세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역사, 문화와 관련지어 생각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