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윤창호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운전자 항소심에서 검사가 형량을 배로 높여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23일 부산지법 형사4부(전지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 A(27) 씨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사는 징역 1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심에서 A 씨는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검사는 “1심에서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 흔한 형량이 아니라 많이 놀랐다. 그러나 사건을 맡아 적정한 양형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입장이 바뀌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한 과실 범행이 아니라 고의에 준하는 살인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경위를 보면 A 씨는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고 옆자리 여성에게 신체접촉까지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고발생 후 피해자가 입원해 있던 한 달 동안 A 씨는 피해자 걱정과 반성보다 자신의 형량만 걱정한 사실이 휴대전화 대화내용 등에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A 씨는 피해자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자신의 행동으로 우리 사회가 감내해야 할 충격과 공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캐나다 등 해외 동종 유형 범죄 형량을 보면 징역 7년을 넘는 선고가 다수 발견된다. 피해자는 물론 A 씨를 위해서도 깨우침의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1심 구형량(징역 10년)보다 상향한 징역 12년을 구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A 씨 측 변호인은 “형량은 예측가능해야 하는데 원심은 (윤창호법 이전의) 대법원 양형 기준(징역 1년~4년6월)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A 씨는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무척 괴로워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해 원심을 파기해달라”고 요청했다.
A 씨는 최후진술에서 자신의 잘못을 거듭 반성하며 어떠한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A 씨는 “며칠 전부터 고민이 많았는데, 죄송하다는 말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더 큰 벌을 받더라도 제가 받아들여야 할 벌이라 생각했다”며 “제가 만약 사고를 당했다면 저의 부모님도 많이 억울하고 화가 나셨을 것이다. 잘못했다. 죄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A 씨는 지난해 9월 25일 새벽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로 BMW 차량을 몰다가 부산 해운대구 미포오거리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 씨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후 2시20분 열린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