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에 가담한 대만인 남성이 같은 조직의 피의자를 쫒던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금책으로 활동하면서 피해자의 집에 들어가 현금을 훔친 혐의(특수 절도)로 대만인 A(25) 씨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B(76) 씨는 “당신의 명의가 도용당했으니 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모두 인출해 집에 둬라.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수사관이 돈을 가져가서 보관할 것”이라는 말에 속아 인출한 현금 8000만 원을 집에 두고 외출했다. 이날 A 씨는 연제구에 있는 B 씨의 오피스텔에 들어가 돈을 갖고 나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A 씨의 범행이 들통난 건 또 다른 수금책 C(24) 씨의 범행 때문이었다. C 씨는 지난달 31일 같은 수법의 보이스피싱에 당한 D(72) 씨의 해운대구 집에 들어가 현금 520만 원을 훔쳤다. 피해를 입은 사실을 알게 된 D 씨는 경찰에 신고했는데, C 씨는 도주 과정에서 A 씨보다 먼저 B 씨 집에 들어가 4000만 원을 훔쳐 달아났다.
C 씨의 행적을 쫓던 경찰은 B 씨의 오피스텔 관리실에서 CCTV 녹화 영상을 확인하던 중 실시간 CCTV 영상에서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배낭을 멘 남성이 오피스텔로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찰은 영상 속 남성이 보이스피싱 수금책의 전형적인 복장을 하고 있다고 판단해 A 씨 뒤를 밟았다. A 씨가 B 씨 집의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집으로 들어가자 경찰은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돈을 훔쳐나오는 A 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 씨를 추궁해 C 씨와 또다른 보이스피싱 피의자 E(22) 씨가 일당인 것을 확인했다. 세 사람은 모두 대만인으로 보이스피싱 수금책 모집 광고를 보고 국내에 관광 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과 달아난 C, E 씨의 뒤를 쫒고 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