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재생 방향으로 개발 방침
- 지상화로 사업성 담보도 강조
- 주민 “지하화는 선결조건” 강경
상업 개발을 놓고 주민 반대가 이어지고 있는 옛 동해남부선 해운대역 정거장 부지(국제신문 지난 4월 15일 자 8면 등 보도)의 개발을 맡을 특수목적법인(SPC)이 설립됐다. 해당 SPC는 지역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개발 콘셉트를 정한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주민이 요구하는 ‘상업시설 지하화’에는 난색을 표해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부산 해운대구 옛 해운대역 정거장 부지 개발을 맡을 SPC인 ㈜해운대역개발(이하 SPC)이 지난달 설립됐다고 11일 밝혔다. SPC에는 9개 업체가 참여해 60억 원가량의 자본금을 투입했다.
앞서 해운대구 주민은 정거장 부지에 상업 시설을 짓는 대신 광장을 조성해달라고 공단 측에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해운대구와 주민, 공단이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쳤고,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상업 시설을 짓는 대신 지하화할 것과 지하 주차장을 확보하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작 개발을 맡을 SPC 측은 지하에 시설을 건립하는 데 난색을 표했다. 잇따른 지진 이후 지하 구조물의 안정성 관련 인허가를 받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워진 데다, 지하화한 시설의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SPC 측은 대신 과거 철길이 지나가 주변 지역이 낙후된 사업 부지의 특성을 반영해 도시 재생이 가능하도록 개발 방향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부지가 동서남북을 관통하도록 개방성을 확보하고, 시가 추진 중인 그린레일웨이 사업과 연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SPC 측은 이와 관련해 주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SPC 관계자는 “사업성이 담보돼야 주민 기여 사업도 할 수 있다”면서 “녹지공간을 많이 유지하면서 정거장 부지와 구남로, 해운대해수욕장을 잇는 상권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 모임인 ‘옛 해운대역사 정거장 부지 공원화 추진 비상대책위원회’는 모든 시설을 지하화한다는 선결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진전된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순연 비대위원장은 “상업 시설과 주차장은 지하에 넣고 지상 공간은 광장으로 두자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SPC의 움직임을 보고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 해운대구는 시에 옛 해운대역사 부지 일대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기념 공원을 조성하자고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기념공원은 폐선 부지에 주민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려는 애초 목적과 맞지 않다”며 “대신 역사 부지 일대에 공원 광장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예산을 편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