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노동조합 중 가장 큰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여름 휴가에서 복귀한 뒤 파업에 돌입할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지만, 한일 관계 악화로 경제 위기가 닥친 가운데 파업을 강행하면 시민의 반발 여론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노동계에 따르면 두 노조는 각각 회사와의 올해 교섭과 관련해 최근 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을 통보받음에 따라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두 노조는 여름 휴가에서 복귀하는 12일부터 추석 전까지 한 달여간 파업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회사 측을 상대로 한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었다.
휴가를 떠나기 전만 해도 현대차 노조는 “(휴가 복귀 후에도) 회사가 발전된 교섭안을 일괄 제시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노조 내부에서 한일관계를 고려하고 검토해서 파업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일단 오는 13일로 예정된 쟁의대책위원회에서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사측과 교섭을 재개 여부, 파업 여부와 수위,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중 노조 역시 12일 쟁대위를 열어 향후 투쟁 방향 등을 논의한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내외부 분위기상 휴가에서 복귀하자마자 당장 파업 일정을 잡기보다는 전체적인 교섭 상황 등을 공유하는 수준이 될 것 같다”며 “한일관계나 이에 따른 조합원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두 노조가 휴가 전까지만 해도 복귀 후 파업을 포함한 강경투쟁을 예고했지만 한일 갈등 고조로 전략적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당분간 회사와 교섭을 진행하면서 여론의 추이에 따라 투쟁 방향이나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