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요구한 피해입증 원고 측이 못하자…법원 “한수원 책임 없다”

‘균도네 소송’ 원고 패소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19-08-14 19:51:47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심 “피폭 - 갑상샘암 인과관계
- 명확한 국내외 연구·조사 없어”
- 1심 뒤집어 원고청구 모두 기각
- 원고 측 “몸이 기억하는데 참담
- 공동 소송단 위해서라도 상고”

선고 연기와 변론 재개를 반복하며 4년8개월을 끌어온 이른바 ‘균도네 소송’ 항소심이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고리원전 인근 주민의 갑상샘암 발병에 관한 한국수력원자력 측 배상 책임을 놓고 ‘개연성 이론’ 적용 여부에 따라 1, 2심 판결이 엇갈렸다.
   
14일 부산고법이 “원전과 인근 주민의 갑상샘암 발생 간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고 판결하자, 이른바 ‘균도네 소송’을 제기한 이진섭(왼쪽 세 번째) 씨와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항소심 판결에 불복한 원고 측이 즉각 상고 방침을 밝혀 향후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이번 판결은 원전 인근에 거주하다가 갑상샘암에 걸린 주민 624명 등 2000여 명이 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부산지법 동부지원 공동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균도네 소송’ 항소심을 맡은 부산고법 민사1부(김주호 부장판사)는 “저선량 방사선(100m㏜ 이하) 피폭과 갑상샘암 사이 관련성을 명확히 밝힌 국내외 연구·조사가 없다”며 “피해자 측이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게 어렵다는 이유로 그 반증 책임을 가해자에게 부담시킨다면 이 또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논리를 근거로 이진섭(52) 씨 가족이 고리원전 인근에 살다가 갑상샘암 등을 앓게 됐다며 한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개연성 이론을 적용하지 않았다. 개연성 이론은 입증이 어려운 환경 소송에서 피해자는 ‘개연성’만 증명하고, 가해자가 반증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다. 입증에 과학적 방법이 동원되는 환경 소송 특성상 원고의 입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고리원전과 이 씨의 아내 박금선 씨의 갑상샘암 발병 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한수원에 입증 책임을 물어 원고 일부 승소(1500만 원 배상) 판결을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경험칙상 인과관계의 개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입증 책임을 원고 측에 돌렸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원고 측이 주장한 한수원의 환경방사능보고서 오류, 후쿠시마산 수산물 관련 세계무역기구(WTO) 판정 근거에 따른 ‘정성적 판단’ 필요성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고 측 법률대리인인 변영철 변호사는 “판결문을 봐야 재판부 판단 근거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과관계에 관한 명확한 연구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개연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재판부 견해는 개연성 이론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소송을 제기한 이 씨도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몸이 기억하는데 연구 결과가 없다는 이유 하나로 법원이 판단을 내려 안타깝다”며 “동부지원에서 한수원을 상대로 재판 중인 2000여 명의 공동 소송단을 위해서라도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수원 측은 “원전 방사선과 갑상샘암 발병 간 인과관계가 의학·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것에 대해 재판부가 객관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며 “많은 지역 주민이 원전 방사선에 대해 걱정하는 걸 안다. 소통을 계속해 이런 우려를 해소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8. 8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9. 9“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10. 10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6. 6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7. 7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8. 8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9. 9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0. 10정동영 “DMZ 지뢰 사고, 불행한 일…평화공존 더 절실해져”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4. 4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5. 5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6. 6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7. 7리사이클링·항만운영·담수화…부산 미래산업 이끌 혁신기술
  8. 8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9. 9해수부, 안전관리 빛난 광안리 ‘우수 해수욕장’
  10. 10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6. 6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7. 7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8. 8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9. 9“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0. 10[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2차 구조작전 진행 중…수로에 그물 설치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7. 7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