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사인 자살 처리로 산재를 인정받지 못한 근로자(당시 45세)에게 5년 만에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고(故) 정범식 노동자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 소송에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소속이던 정 씨는 2014년 4월 26일 현장에서 에어호스에 목이 감겨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을 수사한 경찰은 정 씨의 죽음을 자살로 결론 냈다.
정 씨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지급 신청을 했지만 공단 측은 경찰의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거부했다. 이에 유족은 공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7년 12월 열린 1심에선 원고(유족) 패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인이 당시 쇳가루가 눈에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실족하는 과정에서 호스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 고인에게 별다른 자살 동기가 없다는 점을 인정해 원고 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항소심 판결에 대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비정규직 노조)는 논평을 내고 “자살로 둔갑한 억울한 하청노동자 죽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한 항소심 판결을 환영한다”며 “고인이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바라고, 유족이 더 이상 고통받는 일도 없도록 법적 다툼이 종결돼야 한다”고 밝혔다.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