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 실화 혐의 2년6월 징역
- “이후 현장서 누전 정황 발견
- 경찰, 강압적 거짓 자백 요구”
- 건축사 아들, 4년 전 재심 신청
- 자료 부족 기각돼 광고 게재도
“1968년 3월 18일 부산전신전화국 화재 목격자 및 화재 보수에 관여하신 분의 제보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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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전신전화국 화재 이후 보수공사가 이뤄진 현장의 모습. 조재철 건축사 제공 |
지난 7일 자 국제신문 1면 광고 제목은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었다. 광고를 낸 미당건축사사무소 조재철 건축사는 아버지인 고 조현희 씨의 억울한 사연을 알리고 이를 해결하고자 신문 지면에 광고까지 게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 건축사에 따르면 당시 밤새 1층 당직실에서 당직을 선 조 씨는 근무를 마치고 아침 보고를 하려고 청장 집무실이 있는 4층으로 올라가 있었다. 보고를 하던 도중 창밖으로 검은 연기가 보였고 순식간에 불길이 번져 대피했다. 이 사고로 건물 4층부터 7층까지 내부가 모두 불에 타 5명이 숨지고 4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 조사를 맡은 경찰은 ‘담뱃불을 휴지통에 던졌다가 불이 났고 이를 끄려다가 앞머리가 그을렸다’는 내용의 조서에 동의하라고 조 씨를 압박했다는 게 조 건축사의 주장이다. 조 건축사는 “당시 조사받던 아버지께서 기절도 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 어쩔 수 없이 조서에 사인했다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전화국이 국가 주요 시설이어서 간첩으로 의심받아 대공분실에서 가족과 친척까지 조사를 받았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고 조사 과정에서 누전으로 불이 난 정황이 발견됐다. 당시 국회에 제출된 보고서에도 ‘1층 천장의 통신선이 모두 불에 타 4층까지 번졌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실화·중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씨는 1심에서 3년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에서 감형됐으나 2년6개월을 복역했다.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조 건축사는 각종 자료를 모아 2015년 11월 재심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이에 조 씨는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2017년 숨졌다.
조 건축사는 화재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아버지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걸 직감했다고 한다. 그는 “보수 공사를 거친 건물의 전선이 모두 쇠파이프로 감싸져 있었다. 누전으로 불에 탄 전력이 있어 이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화재 흔적이 남아 있어 다시 감식해보면 정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가 나가자 조 건축사에게 연락이 쏟아졌다. 그는 “사고 이후 건물 관리를 맡았다는 분이 연락을 주셨다. 필요하다면 법정에서 증인으로 설 수 있다 해 큰 힘을 얻었다”면서 “이제라도 재심을 통해 아버지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