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취약 15곳 방범시설 설치
건물 출입문 비밀번호를 외부인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노출한 부산지역 원룸이 14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대학가와 원룸촌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가 잇따르는데도 방범 대책은 매우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6월부터 최근까지 여성 1인가구에 대한 특별 방범 활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출입문 등에 비밀번호를 적어 놓은 원룸 144곳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원룸들은 외부인 가운데 출입이 잦은 음식 배달원과 택배의 편의를 위해 도어락이나 우편함 등에 출입문 비밀번호를 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에 따라 원룸 출입문 부근에 적힌 비밀번호를 즉각 삭제했다. 또 도심 외곽에 떨어졌거나, 주위가 어두워 상대적으로 범죄에 취약한 원룸 15곳에는 시설주와 협의해 반사경 등 방범 시설을 설치했다.
경찰은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해부터 시행 중인 ‘범죄 예방 우수 원룸 인증제’를 활성화하는 등 여성 1인가구 주변의 범죄 예방 환경을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현재 건물 내외부 CCTV와 방범창 설치 등 56개 안전 항목을 평가한 점수가 80점 이상을 충족해 경찰 인증을 받은 부산지역 원룸은 13곳뿐이다.
경찰이 이번 특별 방범 활동에 나선 건 지난 4월 부산 한 대학가 원룸촌에서 발생한 ‘여대생 살인 사건’(국제신문 지난 4월 22일 자 8면 보도)을 비롯해 최근 전국에서 유사한 사건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당시 부산지역 대학가가 ‘귀갓길 공포’에 휩싸일 정도로 여성들의 불안감이 컸다.
경찰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계속해서 대학가와 원룸촌 일원에서 범죄 예방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며 “창문·현관문 단속, 각종 고지서 외부 방치 금지, 택배·배달원 사칭 유의, 귀가하며 전화 통화 자제 등 개인이 주의해야 할 사항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장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