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실이 부산 울산 경남 3개 시·도의 요구대로 그동안 국토교통부가 추진해온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 건설 계획안을 다시 검증한다. 특히 총리실이 대규모 기술검증단을 가동하기로 하면서, 부울경 등 이해당사자에게 ‘제척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총리실이 검증단 구성 단계에서부터 지역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검증 시작… 김해신공항 운명은
총리실이 검증을 공식화하면서, 국토부가 박근혜 정부 때부터 추진한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은 갈림길에 섰다. 2016년 박근혜 정부는 동남권 관문공항 후보지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놓고 고민하다 결국 사업을 접었다. 그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해 신공항을 건설하기로 했다.
그러다 지난해 오거돈 부산시장이 취임하면서 시는 ‘김해신공항 불가론’을 점화했다. 경남과 울산의 입장도 부산과 같았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울경 광역단체장은 한목소리로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 백지화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해 총리실이 직접 검증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부울경은 김해신공항은 관문공항 기능을 할 수 없고, 막대한 소음 피해를 일으킨다고 반발했다. 또 안전상 문제가 많고, 환경 파괴가 우려되는 만큼 백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총리실 검증도 김해신공항이 관문공항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미래에 확장성이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라는 가치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인천국제공항 집중 육성으로 대변되는 국가 항공정책의 수도권 일극 체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목표 달성과 출구 전략 마련
총리실 검증은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 백지화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바라는 부울경의 선결 과제였다. 그러면서 부울경은 국토부와 총리실 검증 결과에 승복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이를 두고 부울경 요구를 관철하면서도, 일종의 출구 전략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울경은 총리실이 공정한 방식으로만 검증한다면 김해신공항 건설 사업은 반드시 백지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에 ‘검증 결과 승복’이라는 카드로 국토부와 총리실 검증에 합의해 1차 목표를 이뤘고, 이를 통해 검증 이후 사태에도 대비할 수 있는 포석을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총리실이 21일 부울경과 별도로 대구 경북(TK)에 이번 검증 방향을 설명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총리실이 부울경은 물론 대구 경북도 이번 검증의 당사자인 점을 부각하면서 협조를 구한 것이다. 앞서 대구 경북은 “TK를 배제한 신공항 논의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시 고위 관계자는 “공정하고 세심한 검증을 기대한다. 이른 시일 내 검증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된 총리실 검증에 관해 짧게 입장을 전했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