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경남 진주 정촌 공룡발자국 화석산지의 보존 방법을 논의하는 문화재청 평가회의를 앞두고 고생물학 전공자들이 이 화석산지의 원형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고생물학회 내 ‘진주 정촌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 보존을 위한 고생물학 전공자 모임’은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촌 화석산지를 원형 보존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모임은 충북대 이동찬 교수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고생물학 교수와 연구원 등 50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정촌 화석산지는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와 희소성을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면서 “그런데도 문화재청과 경남도, 진주시는 암반균열이나 발자국화석 보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행정 편의적인 발상으로 화석산지를 이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촌 화석산지는 8개 지층으로 이뤄져 있다. 아직 4개 지층은 발굴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는데도, 나머지 지층에서 세계 최고의 밀집도를 보이며 1만여 개 이상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22일 평가회의를 갖고 정촌 화석산지의 보존방법을 논의한다. 이날 제시된 보존방법을 놓고 문화재위원회가 심의해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보존방법은 원형보존과 이전 복원으로 나뉘는데, 원형 보존으로 결정되면 화석산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국가가 보존 비용의 최대 70%를 부담한다. 이전 복원하려면 화석을 떼어내 다른 장소로 옮기는 데, 훼손이나 유실이 우려된다.

고생물학 전공자 모임은 “경남도, 진주시는 우리나라 공룡 유산이 집중된 행정구역 관리 단체로, 정촌 화석산지의 적극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도 어떤 외부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소중한 유산 보존에 최선을 다하라”고 강조했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