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고용 승계 피하려는 엄포”
부산의 대표적 특급 호텔인 해운대그랜드호텔이 노조에 폐업 결정을 통보해 파문이 인다. 노조는 “직원 200여 명을 우롱하고, 노조를 와해하려는 엄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해운대그랜드호텔 총무 부서는 21일 대표이사 명의로 된 ‘폐업 공고문’을 노조에 전달했다. 공고 내용은 ‘더는 사업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는 12월 31일까지만 영업하고, 이후 폐업하기로 했다’는 게 핵심이다. 사측은 ‘객실 운영은 영업 종료일 전에 중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폐업 사유로 수년간 계속된 적자를 들었다. 경기 불황 속에 경쟁 업체가 난립하고 휴가철 해운대해수욕장 관광객이 감소한 데다, 최근 불미스러운 사건까지 겹쳐 적자 상황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호텔은 최근 간부 직원의 성추행 의혹 사건이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서는 등 홍역을 치렀다.
사측은 근로관계 종료일인 오는 12월 31일을 기준으로 14일 이내에 직원의 미사용 연차 휴가 수당과 퇴직금, 월급 등을 정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폐업으로 4대 보험 자격을 상실해 근로자들이 다른 요건을 갖추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공고문에 설명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지난해 흑자를 내다가 올해 1년 적자가 난 것으로 파악했다. 폐업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노조를 와해하려고 엄포성 공고문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사측이 진짜 매각 결정을 한 것이라면 단체협약 사항에 명시된 고용 승계를 하지 않을 목적으로 편법을 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노조는 직원의 연장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호텔을 고용노동청에 고발했고, 이날 근로감독관이 현장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임금을 동결하고, 사내 성추행 사태를 방관한다”고 비판하며 집회를 열 계획이다.
호텔 측은 언론의 취재 요청에 “시간을 달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