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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30> 해운대 삼포 가는길

바다와 숲의 하모니… 사계절 내내 걷기 좋은 낭만로드

  • 국제신문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8-22 19:13:1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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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포~청사포~구덕포 잇는 길
- 해송 향 가득 2.2㎞ 문탠로드
- 길고양이 마을·망부송 전설 등
- 곳곳 볼거리·이야깃 거리 수북

- 미포철길 중간 공사로 진입 못해
- 20m 높이 청사포 다릿돌전망대
- 바다 위를 걷는 아찔한 경험도

부산 해운대 삼포 가는 길.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구덕포로 이어지는 길이다. 해운대 바다와 마주할 수 있는, 사계절 내내 걷기에 좋은 길이다. 곳곳에 이야기보따리도 많다. 부산도시철도 해운대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선다. 해운대구청으로 향하다가 첫 번째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으면 해운대 제일교회 건물이 눈에 띈다. 교회 왼편에 자리 잡은 솔밭예술마을을 지난다. 솔밭예술마을 끝 지점에서 중동2로까지 가는 구간은 일방통행식 찻길이다.
   
청사포 다릿돌전망대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바다에서 20m 위에 있는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 문탠로드 따라 청사포로
해운대구청 정문과 해운대온천 사거리를 거쳐 해수욕장 쪽으로 접어든다. 바벨탑처럼 우뚝 솟은 초고층 건물 신축 현장을 지나면 곧 작은 포구인 미포(尾浦). 해운대 동북쪽 와우산(臥牛山)의 꼬리 부분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와우산은 말 그대로 소가 누워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산이다. 미포 끝 자락은 영화 ‘해운대’ 촬영 당시 출연 배우 하지원의 횟집 세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다릿돌전망대 인근 옛 철길 산책로.
미포 초입에서 해운대 달맞이길 방면으로 향한다. 중간에 옛 동해남부선 철길 건널목 ‘자리’가 있는데, 지금은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 옆에 청사포 쪽으로 ‘블루라인 파크 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미포~청사포 구간의 옛 철길은 공사 탓에 걸을 수 없다. 이를 모르고 찾았다가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이가 많다. 공사장 입구에는 청사포까지 돌아가야만 거기서 송정까지 옛 철길을 걸을 수 있다고 ‘친절한’ 안내판이 서 있다.

미포교차로에 있는 문텐로드 공영주차장에서 달맞이길이 시작된다. 송정해수역장까지 4.5㎞ 구간이 열다섯 번 이상 굽이굽이 돌아간다고 해서 ‘십오굽이길’로도 불린다. 달맞이길 덱 로드를 따라가면 만나는 전망대. 이기대와 광안대교를 비롯해 동백섬, 해운대해수욕장을 조망할 수 있다. 이어 문탠로드 나들목. 문탠로드는 2.2㎞ 구간의 숲 속 오솔길이다. 낮에는 새와 바람 소리 속에 해송의 향을 느낄 수 있고, 해가 진 뒤에는 은은한 달빛 기운을 받을 수 있다.

체육공원 앞 해월정-청사포 갈림길에서 청사포 쪽으로 간다. 어울마당-청사포 갈림길에서 오른쪽 옛 철길 방면은 갈 수 없어 11시 방향으로 튼다. 작은 사찰과 카페를 잇달아 지나가면 청사포로 58번길이다. 구불구불한 도로를 내려가니 청사포 벽화마을이 나타난다. 옛 철길 건널목을 건너기 직전 부근은 ‘고양이 마을’로 불린다. 길고양이와 사람이 공존하는 곳. 급식소 주변에서 길고양이들과 마주칠 확률이 높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 ‘청사포와 봄’ 카페에 가면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지나가는 이들을 무심하게 쳐다본다.

■ 망부송과 손장군의 전설

‘푸른 모래 포구’ 청사포의 한가운데 서 있는 망부송과 인근 손장군(孫將軍) 비석에는 전설이 있다. 고기잡이 나갔다가 생사를 알 길 없는 어부 남편을 날마다 기다리다가 명을 다한 아내(김씨 할머니), 그 아내가 심었다는 소나무(망부송). 바닷가에 떠밀려온 무관 장수의 시신을 청사포 사람들이 정성 들여 수습해 염하여 모시고 걸신과 잡신의 우두머리 손장군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고기잡이 배의 안녕과 풍어를 빌었던 데서 비롯됐을 것이다.

청사포 카페거리와 조개구이집들을 지나 청사포 다릿돌전망대로 간다. 다릿돌이란 이름은 청사포 해안에서 해상 등대까지 늘어선 암초 다섯 개가 징검다리 같다고 해서 생겨났다. 해수면에서 20m 위에 설치된 다릿돌전망대의 스카이워크를 통해 바다 위를 걷는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즐겨 찾는 이가 많다. 청사포다릿돌전망대에서 옛 철길을 따라 송정 방면으로 500m 정도 걷다 보면 구덕포에 닿는다. 구덕포의 동쪽 해안은 대부분 암석으로 기암괴석이 많다. 구덕포는 양식업과 멸치 조업 등을 주로 하는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는데, 2000년 이후 레스토랑 카페 등이 많이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송정 구덕포 일대는 옛날 갈대가 많아 가래포 또는 가을포로 불렸고, 조선 후기 광주 노씨가 해송이 우거진 언덕에 ‘송호재’란 정자를 지었던 데서 송정이란 지명이 탄생했다. 구덕포에서 송정해수욕장 백사장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옛 철길에 조성한 산책로 덱길은 옛 송정역 300m 앞에서 끊어진다. 철길을 계속 걷는다. 역 승강장 곳곳에는 잡초가 무성하다. 옛 송정역 역사는 현재 시민갤러리로 바꾸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동해남부선 역사 중 하나로 1941년 건립된 이 건물은 당시 역사 건축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제302호)이 됐다. 옛 송정역에서 송정초등학교 옆으로 돌아 나오며 이번 여정을 마친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공동기획:부산시·국제신문·(사)걷고싶은부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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