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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26> 암흑기와 침묵기 : 침묵의 소리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22 19:39:1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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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기라고 하면 유럽의 중세 암흑기가 먼저 떠오른다. 르네상스 시절에 그 이전의 시대를 어둡고 검다고 하여 암흑기라고 했다. 이성이 쇠퇴하고 혼란한 시기라면서…. 사실 암흑기는 유럽의 중세만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금도 어느 지역에서 어느 한 조직이나 한 인간에게도 흑역사인 암흑기가 있을 수 있다.

   
암흑기 침묵기에 기록된 문서.
암흑기(Dark Ages)보다 더 암흑스러운 시기는 침묵기(Silent Ages)이다. 중세 암흑기에도 음악 미술 건축 문학 등에서 중세 특유의 문화를 꽃피웠다. 정치권력을 위한 치열한 전쟁과 폭력이 있었다. 수많은 움직임과 목소리의 기록이 있었다. 그래서 그 당시 무얼 어찌 했는지 우리는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몽골, 후금, 일본 등 외적이 쳐들어 왔을 때 조상들이 남긴 기록이 있다. 침묵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침묵의 시대가 있었다. 유대인들은 그 어느 민족보다 목소리가 센 사람들이었다. BC 1300여 년 전 모세가 기록한 창세기부터 BC 약 450년까지 말라기가 기록한 말라기까지 1000여 년 39편이나 되는 구약성경을 기록한 이들이었다. 그런데 딱 침묵했다. 아이러니다. 예수님 탄생 전 400여 년 동안이다.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를 무너뜨리면서 그리스의 헬레니즘 문화가 퍼질 때다. 이 당시 7개 외경 중 하나인 마카베오 상·하권에 박해에 저항하며 독립을 위해 항쟁했던 기록이 있다. BC 약 100년 전후의 기록이다. 천주교 성경에서 볼 수 있다. 블랙박스같은 침묵기 기록을 통해 침묵의 소리(sound of silence)가 들린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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