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의료원장 관련 문서 확보
- 대통령 주치의 위촉 관여 여부
- 선임절차 제대로 거쳤는지 본 듯
- 직원들 삼삼오오 모여 해석 분분
- 유럽 출장 중인 오거돈 시장
- “근거 없는 추측·억지 도움 안 돼”
29일 검찰이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자 시가 발칵 뒤집혔다. 오 시장이 유럽 순방 중으로 자리를 비운 때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빈집털이’를 당했다”며 황망해하는 분위기도 보였다.
한때 오 시장이 조기 귀국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왔지만, 그는 이날 비교적 차분한 모습으로 프랑스와 영국에서 예정된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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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검찰 수사관들이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임명과 관련해 부산시청 시장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검찰 칼끝, 어디 겨누나
시와 오 시장을 상대로 한 검찰 조사는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을 선임할 때 규정을 어긴 부분이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날 압수수색 역시 지난 27일 이뤄진 1차 압수수색의 보강 차원에서 진행됐다. 검찰은 앞서 부산의료원 원장실과 시 재정혁신담당관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행정실 등에서 노 원장 선임과 관련한 자료를 다방면으로 압수했다.
검찰은 오 시장 집무실에서도 전자문서를 중심으로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압수했다. 검찰은 부산의료원장 임명계획서, 채용공고를 비롯해 오 시장 결재 사인이 있는 문서가 전산에 등록됐는지 여부를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시에 따르면 검찰이 발부받은 영장에 압수수색 대상은 ‘부산시청’으로 명시됐고, 오 시장 집무실이나 비서실 등 구체적 장소는 적혀 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에 양산부산대병원 강대환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로 선임되는 데 노 원장 또는 오 시장이 관여했는지 확인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부 언론은 노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 선정 과정에 일역(一役)했다’고 쓴 문건이 압수수색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문건의 존재 여부에 관해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검찰은 또 언론에 어떤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실제 압수수색을 앞두고 청와대나 법무부에 사전 보고하지 않는 등 최고 수준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공무원 ‘당황’·오 시장 ‘당당’
시 공무원은 이틀 간격으로 잇따라 이뤄진 압수수색에 당황해했다. 시청 인근에서는 공무원이 삼삼오오 모여 압수수색과 관련해 이야기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대부분 “검찰의 연이은 압수수색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하는 건 검찰이 제대로 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시 한 공무원은 “압수수색을 두 차례나 하는 걸 보면, 시가 조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에 어떤 식으로든 연루된 탓 아니겠느냐”며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선출직 시장이 있는 시청을 두 번이나 압수수색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에도 오 시장은 노 원장을 임명하는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유럽 순방 일정을 소화하던 중 “검찰 수사로 명명백백히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근거 없는 추측과 억지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