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 4곳인데 경호원 모자라
- 일본 훈련 때 일반인 난입 발생
- 방문객 위한 통역·교통도 부족
부산 기장군에서 열리고 있는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17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수백 명의 외국인이 찾는 국제행사라고 하기에는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오후 대회가 열린 기장군 일광면 현대차드림볼파크 경기장 앞에서는 외국인 10여 명이 도로가 연석에 걸터앉아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행사 주최 측이 별도의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아 방문객은 마을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버스 대기소도 마련돼 있지 않다.
기장군은 대회 기간 마을버스가 행사장을 경유하도록 조처했지만, 정류소 표식이 1개밖에 없어 외국인은 불편을 겪는다. 이들이 숙소가 있는 해운대로 가기 위해서는 건너편에서 버스를 타야 하지만 관련 표지판도 없다. 캐나다 선수의 아버지 A(58) 씨는 “하마터면 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탈 뻔했다. 상세한 노선표가 없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대회 개막 전날 경기장을 찾은 외국 취재진은 야간에 숙소로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해 경찰차를 얻어 타야 했다.
경기장의 질서를 유지하고 선수단의 경호를 책임질 보안요원의 수도 부족하다. 이번 대회는 모두 4곳의 경기장에서 열리는데 안전을 담당할 사설 보안요원은 총 8명에 불과하다. 지난달 29일 일부 한국인 팬이 더그아웃을 통과해 일본 선수단이 훈련하는 곳으로 들어가려다 일본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경기장에는 보안 요원이 배치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찰은 애초 경기장 안전관리를 위해 25명의 경찰관을 배치하려던 계획을 급히 수정해 80명으로 늘리고 일본 선수단 전담팀까지 꾸렸다. 경찰 관계자는 “주최 측이 대회 정보를 미리 공유하지 않았다. 한일 갈등으로 민감한 시기인데 대회 대행사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통역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행사가 고용한 공식 통역 요원은 18명으로, 이들은 12개국 선수단을 전담한다. 민간 방문객을 응대하는 전문 통역가는 한 명도 없다.
이 밖에도 메인 경기장의 비좁은 더그아웃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 선수단 관계자는 “일반적인 야구장 더그아웃의 절반 규모다. 선수 짐 가방도 계단에 풀어놓아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장군 관계자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에서 더그아웃을 문제 삼지 않았다. 셔틀버스를 제공하는 게 선거법에 저촉돼 마을버스를 운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회 대행사 측은 “원칙에 따라 선수단에만 전세 버스를 지급한다”며 “보안·통역 요원도 다른 대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