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을 시작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뛰어다닌 이현주 씨는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중년 여성 CEO를 많이 만났다. 축산농장을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을 대출받았으나 정책자금을 지원받지 못해 높은 이율의 이자를 꼬박꼬박 물고 있는 여성 농장주 이야기를 들었다. 딸기나 새싹 농사를 지으면서 제값을 받지 못해 헐값으로 내다 팔아야 하는 여성 귀농인의 이야기를 듣고는 함께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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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 여성 농업인 CEO 중앙연합회 사무실과 현판. |
이렇듯 곳곳의 농업경영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들을 만난 이 씨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2015년 가을 ‘중년 여성 농업인 CEO 중앙연합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고 있다. 회원 수도 벌써 230명에 이른다.
이들은 ‘혼자 하면 놀이가 되지만 함께하면 문화가 된다’는 슬로건으로 공정농업을 만들어 가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40, 50대 여성의 발언권이 강해졌고 경제권도 쥐고 있는 농촌의 여성 CEO가 농촌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자는 데서 나왔다.
요즘의 농업은 정당하게 생산되고 소비자나 생산자가 대등한 관계에서 거래하는 공정농업이 요구되고 있다. 그 때문에 생산자도 천편일률적인 포장재를 사용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없다. 양파즙이나 포도즙 등을 넣은 포장재가 전국의 많은 곳에서 똑같이 사용한다면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소비자는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상품,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만든 상품을 찾는다.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생산 시스템을 매뉴얼화하고 소비자의 믿음을 되찾자는 운동이다. 또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상품의 정보를 생산지에서 생산 농민이 직접 충분히 제공하자는 활동이기도 하다. 누가 생산하고,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제대로 알리는 소비자 교육이 필요해서다.
특히 소비자가 공정여행을 통해 생산지 주변의 문화와 예술을 함께 느끼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도 담았다. 우리 고장이 얼마나 아름답고 향기 있는 지역인지를 알리면 상품의 신뢰도도 높아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이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