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문을 닫는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이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갑작스런 폐업 결정에 노조가 크게 반발하며 공론화할 양상을 보이자 호텔 측이 내부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해운대 그랜드호텔은 직원 2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5일 밝혔다. 오는 16일까지 접수하는 직원에게는 위로금으로 기본급의 최대 18개월치를 지급한다.
호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면 폐업일인 오는 12월 31일에 긴급 상환해야 할 법적 채무(모회사의 은행 차입금 및 가수금 제외)는 250억 원 규모다.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 유동성으로 이를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근로자의 상실감을 위로할 목적으로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을 운영하는 마지막 날까지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근로자 이탈과 혼란을 예방하고자 내린 결정”이라며 “인원을 밝힐 수 없지만 이미 다수가 신청했다”고 말했다. 호텔을 폐업한 후 매각을 비롯한 시설 활용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이에 앞서 호텔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고 판단,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6일부터 사흘간 호텔 정문에서는 폐업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도 예정돼 있어 노사 간 갈등 봉합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사측이 진행하는 희망퇴직자 모집에도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노조가 여는 집회에 참가하는 직원에게는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결국 노조를 와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부당하거나 불법적인 쟁의에는 지급 조항에 따라 희망퇴직 신청을 반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경진 기자 jnm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