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임대주택 보증금 500만 원도 마련 못하는 경우 많아

주거빈곤의 사각지대

  •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   입력 : 2019-09-09 19:01:00
  •  |   본지 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전세임대 땐 보증금 5% 부담
- 부산 350만~500만 원 수준
- 관리비·이사비용 없어 포기

- 자가 소유일수록 더 빈곤 ‘역설’
- 세심한 임대주택 정책 필요

“정부는 부모나 아동의 보호자가 책임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적절한 수단들을 강구해야 하며, 필요하면 특히 영양 의복 주거에 물질적인 지원과 지지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1989년 제정된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 of the Child)’에서는 이처럼 아동이 기본적인 물질적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991년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고 5년마다 이행 보고서를 제출한다. 올해 4월 정부는 주거기본법 주거취약계층의 범위에 아동복지법상 지원대상 아동을 포함시켜 주거빈곤아동 가구가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다소 넓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자산의 증식은 소득을 끌어올리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저소득 가정이 주거빈곤의 굴레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운 이유다. 그중에서도 교육비 비중이 큰 10대가 포함된 가정은 그만큼 주거에 할애할 수 있는 소득이 적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부산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주거빈곤아동 가정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주거 지원은 임대주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부산도시공사(BMC)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으로, 매입·전세·영구임대 등이 있다. 각 형태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의 보증금이 필요하다.

형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전세임대의 경우 보증금의 5% 내외를 입주자가 부담해야 하는데, 부산에선 350만~500만 원 수준이다. 다른 종류의 임대주택 역시 보증금을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 넘게 부담해야 한다.

문제는 주거빈곤 가정이 이 같은 수준의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조유진 복지사업팀장은 “주거빈곤 가구 중에선 아파트나 공동주택의 관리비가 부담되거나 이사비용을 마련하기 힘들어서 주거 이전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아동이 포함된 가구는 집주인이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임대주택이 아니라면 이사할 만한 집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역설적인 것은 자가 소유 가구의 주거빈곤 탈출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집이 심하게 노후화되었거나 지하·옥탑방일지라도 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대주택에 지원할 자격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집 상태가 좋지 않으니 파는 것도 힘들다.

서울사이버대 임세희(사회복지학과)교수는 “예를 들어 과밀가구는 방 개수가 늘어나야 문제가 해결되는데, 자가인 집에 아무리 수리비를 지원해주어도 방 자체를 늘릴 순 없으니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 이 같은 문제 때문에 자가 빈곤가구 지원은 더욱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소득 양극화보다 자산 양극화가 훨씬 심하다. 따라서 저소득층, 특히 아이를 키우는 가구는 주거정책에 있어서 좀 더 적극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8. 8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9. 9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4. 4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5. 5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6. 6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9. 9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8. 8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8. 8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몸 불편한 엄마 화장실이라도 편히 사용했으면”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