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직원인 척 응대해 돈 뺏고
- 아들이라 속여 메신저 보내는 등
- 보이스·메신저피싱 피해 급증
- 부산경찰 전담 TF 꾸려 가동
최근 스마트폰 앱으로 피해자의 전화 통화를 가로채고, 메신저를 통해 가족을 사칭하는 등 피싱(전화·통신 금융사기) 범죄 수법이 날로 고도화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오는 11월까지 보이스피싱 전담팀을 꾸려 관련 범죄 대응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이 같은 조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최근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지역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 건수는 2015, 2016년 각각 994, 884건이던 것이 2017년 1338건, 지난해 1655건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도 지난 6월까지 1047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건이나 증가했다.
경찰은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달 7일 기장군 주민 A(40) 씨는 “전환대출을 해주겠다”는 가짜 대출업자에게 속아 돈을 날렸다. 전환대출은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채무자가 해당 금융기관에 돈을 갚고, 다른 업체에 다시 돈을 빌리면 이전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해 주는 것이다. A 씨는 “저축은행 대출금 600만 원을 갚으면 이전보다 낮은 7%대 금리로 대출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개인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 A 씨가 은행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상환금을 입금해야 하는 이유를 묻자 가짜 대출업자는 “저축은행과 연계돼 있어 문제가 안 된다”고 둘러댔다. 이에 A 씨가 진위를 파악하려고 해당 저축은행에 전화를 걸었으나, 보이스피싱 조직은 이미 손을 써놓은 상태였다. 조직은 A 씨가 스마트폰에 ‘전화 가로채기 앱’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 앱은 발신자가 전화를 걸면 이를 중간에서 가로챌 수 있는 악성 코드다. A 씨가 저축은행에 연락하자 조직은 이를 가로채 은행 직원인 것처럼 응대했고, 결국 A 씨는 완전히 속을 수밖에 없었다.
해운대구에 사는 B(여·48) 씨는 최근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대학생 아들로부터 ‘돈을 부쳐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B 씨는 아들의 프로필 사진이 보이고 대화체가 평소 아들의 것과 비슷해 의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대화 내용이 전날 아들과 통화한 내용과 엇갈리자 ‘메신저 피싱’을 의심해 화를 면했다. 메신저 피싱은 메신저 채팅으로 지인·가족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수법으로, 메신저 계정을 도용하거나 스마트폰 해킹을 통해 이뤄진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법이 점차 고도화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