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대근 “실제로 아팠다” 부인
- 송숙희 전 구청장 “사실 땐 유감
- 유권자 알 권리 크게 침해한 것”
지난해 6·13지방선거 기간 중 고의 교통사고를 모의하는 등 후보자 토론회를 회피하려 한 의혹을 받는 김대근 부산 사상구청장(국제신문 11일 자 8면 보도)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김 구청장이 고의 교통사고를 모의한 다음 날 선거관리위원회에 낸 병원진단서가 허위라고 판단했다.
부산 사상경찰서는 김 구청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6월 4일 사상구청장 후보자 TV 합동토론회 당일 가짜 진단서를 제출해 선관위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 구청장은 “당시 실제로 복통과 몸살을 앓았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그러나 김 구청장이 전날 모의한 고의 교통사고를 실행하지 않는 대신 토론회 직전 허위 진단서를 제출한 것으로 본다.
경찰은 고의 교통사고를 모의한 행위 자체를 업무방해 혐의에 포함할지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 구청장이 선거 캠프 회계 책임자 등과 고의 교통사고를 모의한 건 사실이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다만 고의 교통사고를 모의한 행위를 허위 진단서를 제출하는 등 선관위의 업무를 방해한 일련의 과정으로 해석한다.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김 구청장과 달리 당시 고의 교통사고를 계획했던 회계 책임자 A 씨와 유세차량을 들이받으려 했던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의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 개인의 구체적 진술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이달 중 조사를 마무리한 뒤 김 구청장 등에 대한 신병 처리를 검찰과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이 선거 캠프 관계자들과 고의 교통사고를 모의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자유한국당 후보로 그와 토론할 예정이었던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은 유감을 표했다.
송 전 구청장은 “김 구청장에 대한 의혹과 혐의가 확정되지 않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모두 사실로 드러나면 유권자의 알 권리를 크게 침해한 것으로 그에 걸맞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직선거 후보자의 TV 토론회 참여 의무를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직선거 후보자가 토론회에 나오지 않아도 적용할 수 있는 과태료 조항이 없었다. 그러나 이후 관련 조항이 생겼고 과태료도 4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액수를 올렸다”며 “벌금을 부과하는 등 형사처벌을 하는 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