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정 감염병 지정 관리 목소리
‘옛날 병’으로 여겨지던 ‘옴’이 다시 창궐하고 있지만 법정 감염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지자체에 보고 및 조사 의무가 없어 무방비 상태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 금정구의 한 노인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A(81) 할머니는 지난 5일 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6월 말 요양원에 들어간 A 할머니는 지난 7월 처음으로 가려움증을 호소했다. 약을 처방받아 먹은 뒤 증세는 다소 호전됐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가려움증이 도졌다. 이에 대학병원에서 피부 반응 검사를 한 결과 옴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요양원에는 80여 명의 어르신이 생활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A 할머니에게만 증상이 나타났지만, 옴 진드기의 잠복기가 4~5주여서 추가 감염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관할 지자체는 추적 관리에 나서지 않고 있다. 금정구 관계자는 “A 할머니는 요양원에 들어오기 전 부산의 한 병원에서 입원 생활을 했다. 옴 진드기에 감염된 곳이 병원인지 요양원인지 알 수 없다”며 “지자체가 옴 진드기가 창궐한 곳을 확인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의학계에 따르면 옴은 과거 창궐했다가 1990년대부터는 유병률이 사실상 0%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옴 진드기 감염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 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에서 옴 진드기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015년 4만389명(부산 2997명) ▷2016년 4만1555명(3269명) ▷2017년 4만2436명(3423명) ▷2018년 4만225명(3419명)으로 집계됐다. 60세 이상 노년층 환자가 주를 이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옴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윤일규(충남 천안시병) 의원은 옴을 제2급 감염병에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