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구 3개 중·고교 신설 허가 때
- 정부, 기존 학교 폐교 조건 승인
- 대단지 아파트 학생수 증가로
- 조건변경 신청했으나 ‘불허’결정
- 지역변경·기간연장 담아 재신청
울산시교육청이 ‘학교 신설과 통폐합 연계 정책’(일명 학교 총량제) 때문에 학교 신설 예산으로 확보한 국비 600여억 원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15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2016년과 2017년 교육부로부터 인구가 급증하는 북구에 강동고, 송정중, 제2호계중 등 3개 학교의 신설 안을 승인받았다. 다만 교육부는 이른바 학교 총량제로 불리는 ‘학교 신설과 통폐합 연계 정책’에 따라 강동고 대신 효정고를, 송정중 대신 화봉중과 연암중 중 1곳을, 제2호계중 대신 호계중과 농소중을 폐교하는 조건을 달았다. 3개 학교를 신설하는 대신 4개 학교를 없애는 것이다. 이런 조건으로 시교육청은 학교 설립 교부금 626억 원을 확보하고, 2021년 개교를 목표로 3개 학교 신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북구에 송정택지개발지구 등 대단위 주거지가 조성되면서 여건이 달라졌다. 2, 3년 전 교육부가 3개 학교 신설을 승인할 때와는 달리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학생 수가 증가했다. 실제 북구 인구는 2016년 19만7800여 명에서 올해 21만2400여 명으로 늘었다.
이에 시교육청은 당초 계획대로 3개 학교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학교를 폐교하면 학교 부족사태를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시교육청은 기존 학교를 폐교하지 않고 3개 학교를 신설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지난 4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가 시교육청의 이런 요청을 다룬 결과 ‘조건부 허가를 내준 사항을 해지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불허 결정을 내렸다.
시교육청은 북구지역에 교육수요가 급증한 현실을 고려해 폐교를 하지 않고 학교 신설을 추진할 경우 교부금 626억 원을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시교육청은 학교 신설허가 조건 변경을 지난 11일 재차 신청했다. 이달 25~27일로 예정된 교육부 중투위에서 같은 안건을 다시 검토해 달라는 내용이다. 다만 폐교 대상을 다른 지역 학교로 변경하거나 폐교 이행 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등 앞서 요청 때보다 완화된 대안을 제시했다. 시교육청은 강원과 충북에서 기존 학교 통폐합을 조건으로 학교 신설 승인을 받은 뒤에 통폐합 기간을 3년 연장하는 내용으로 조건이 변경된 사례가 있는 점을 들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수가 갈수록 늘어 북구 내 기존 학교를 폐교하면 과밀학급, 통학불편 등 교육여건을 악화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학교 총량제는 교육적 가치보다 경제적 효용만 따지는 비현실적인 정책으로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