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박된 해군 경비정·콘도 눈길
- 섬 체류시간 1시간30분가량
- 관광객들 사진찍으며 추억 쌓아
- 청해대는 개방 안 돼 아쉬움도
대통령 여름별장인 ‘청해대(靑海臺)’가 자리잡아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됐던 경남 거제 저도(猪島)로 가는 뱃길이 마침내 열렸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 별장으로 공식 지정된 이후 일반에 개방하기는 4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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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바다 위의 청와대’로 불리는 경남 거제시 저도가 47년 만에 일반인에 개방돼 선착장이 탐방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장목면 궁농항에서 저도로 가는 첫 유람선이 떴다. 300여 명을 태운 거제저도유람선이 항을 출발한지 15분여 만에 저도 선착장에 도착했다. 그만큼 가까운 섬이지만 개방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섬에 첫발을 내디딘 울산에서 온 탐방객은 “대통령 별장이 있는 섬을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를 찾았다”며 “개방 첫날 역사 속에 남으려고 누구보다 빨리 섬에 오고 싶었는데, 첫발을 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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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객들이 저도 모래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저도의 추억’이란 글씨를 썼던 백사장이다. 박현철 기자 |
이날 저도 선착장에는 해군 경비정 2척이 정박해 있었다. 저도는 국방부가 소유한 섬으로 아직 해군이 관리해 물품을 실어 나르거나 군사 훈련 차원에서 정박 중이라고 했다. 선착장 왼편으로는 군인이 숙소로 사용하는 해군 콘도가 눈에 먼저 들어왔다. 선착장 정면으로는 푸른 잔디가 펼쳐져 있다. 이번 개방에 맞춰 ‘연리지정원’으로 새롭게 단장한 3홀 골프장이다. 선착장 오른편으로는 200여 m의 모래해변이 펼쳐진다.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여름휴가 때 ‘저도의 추억’이란 글씨를 썼던 바로 그 백사장이다.
대통령 별장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1년간 시범개방 동안 별장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는데, 푸른 숲에 가려 외관조차 볼 수 없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탐방객은 “대통령 별장을 개방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며 “다음에 올 때는 대통령 별장을 개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탐방로는 선착장에서 왼편 해군 콘도 방향으로 향한다. 탐방로는 ‘이순신길’로 이름을 붙였다. 해군 콘도를 지나면 나무 계단이 이어지고 약간의 오르막길에는 야자수 매트를 깔아 걷기 편했다. 이내 전망대가 나오고 웅장한 거가대교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눈에 들어왔다. 탐방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군사시설이 있는 저도에서는 지정된 포토존 7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면 400년 된 해송이 눈길을 끈다. 안내문에는 1637년생으로 높이 30m, 둘레 3.5m라 적혀 있다. 해송을 지나면 선착장에서 보이던 3홀 골프장 뒤편으로 연결된다. 초록의 향연이 깔끔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는 모래 해변으로 이어진다. 동행한 문화관광해설사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모래를 쏟아부어 인공적으로 해수욕장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모래 해변에서는 대통령 경호원 숙소가 보인다. 그 뒤편으로 별장이 있다고 하는데, 여전히 수림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탐방로를 걷는 데는 한 시간이 조금 넘게 걸렸는데, 지난 7월 30일 저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도 이 길을 걸었다.
저도 관광은 거가대교와 저도 해상 조망 등을 포함해 2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섬 체류 시간은 1시간30분가량으로, 이 시간에 대통령 별장과 군사시설을 제외한 탐방로와 전망대, 모래해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저도는 일제강점기 중 일본군 시설로 사용되다가 광복 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여름철 휴양지로 활용됐다.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됐다. 3홀 골프장과 200여 m에 이르는 백사장, 청해대 본관, 부속 건물(경호원 숙소) 등이 들어섰고 섬의 북단부는 기암괴석과 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에는 1년간 시범 개방하고, 이 기간 동안 거제시와 국방부 등은 완전 개방 여부를 논의한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