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대학 측 건의 받아들여
- 무상으로 함께 표기 협조 요청
- 교통공사 “부대수입 줄어” 난색
부산지역 일부 사립대가 도시철도역명에 대학 이름을 무상으로 넣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부산시에 공식적으로 요청해 ‘부기역명 유상 판매’를 둘러싼 공방이 재점화됐다.
시는 ‘도시철도 대학역명 병기 및 부기역명 무상 표기 전환’을 요청하는 공문을 부산교통공사에 보냈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도시철도역 이름에 대학명을 무료로 병기하는 대학이 있는 반면 돈을 주고 표기 권리를 구매하는 대학도 있어 불공평하다”는 사립대들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열린 ‘부산시 대학 및 지역인재육성협의회’에서 나왔다. 당시 동서대는 대학이 도시철도역명에 대학명을 병기하는 데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산대 경성대 부경대 동의대 등은 역명 자체가 대학 이름이어서 별도 비용이 들지 않지만, 다른 사립대는 대학명을 병기하려면 비용을 지불해야 해 부당하다는 논리였다.
교통공사는 2008년부터 역명 병기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역명 병기권 판매는 5년 단위로 공개입찰을 통해 이뤄진다. 현재 지역 사립대 가운데 돈을 내고 역명 병기 권리를 산 대학은 8곳이다. 양산대(현 동원과학기술대)가 1억6600만 원(2010년 1월 1일~2017년 12월 31일), 부산과학기술대가 4억4600만 원(2008년 1월 1일~2022년 12월 31일)을 냈다. 8개 대학 중 6곳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역명 병기 계약의 연장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는 지역 대학에 역명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지역 사립대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재정난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지원책은 필요한 것으로 보고 교통공사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인천·대구·대전교통공사는 지역 내 모든 대학에게 역명 병기권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부산교통공사는 난색을 표한다. 대학에만 무상으로 역명을 제공하면 돈을 내고 역명을 사용하는 다른 민간 기관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기는 탓이다. 부대 수익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전면 무상 표기로 전환하면 내부 지침을 수정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있다.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시철도역명이라는 공공재의 사용권을 민간 기관에 무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교통공사는 역명이라는 공공재의 사용권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엄중하게 심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국가로부터 막대한 재정을 지원받는 사립대는 공공재의 무상 사용을 요구하기 전에 공공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부터 스스로 따져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