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용의자가 확인됐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 잠을 설쳤습니다.”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밝혀지면서 당시 수사에 투입돼 고군분투했던 경찰관들의 감회도 남다르다.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수사했던 하승균 전 총경은 유력 용의자가 확인됐다는 소식에 19일 사건 브리핑이 열린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직접 찾았다. 그는 “공소시효가 완성돼 진범을 잡아도 처벌할 수 없다. 용의자가 밝혀져 기분이 좋으면서도 (억울해서) 잠을 못 잤다”고 안타까워했다.
하 전 총경은 연쇄살인사건 당시 경기지역에서 ‘사건 통’으로 불리는 수원경찰서 형사계장이었다. 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주인공 박두만 형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그는 10여 년 전 퇴직했지만, 화성 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의 이름과 범행 당시 날씨까지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사건 제보를 받기도 했다.
사건 현장을 수사했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도 SNS를 통해 소회를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간밤에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 하 전 총경과 전화기를 잡고 한참 울었다”고 말했다.
권영호 수원남부경찰서 수사과장도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권 과장은 사건 당시 경기경찰청 강력과 형사기동대 소속 신입으로 사건에 투입됐다. 권 과장은 “이제 정년이 3년가량 남았는데, 이제라도 (용의자가) 확인돼 감격스럽다. 그래도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크다”고 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