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차선 단전 안 돼 감전 위험도
지난 18일 부산도시철도 4호선 승강장에서 A(여·75) 씨가 전동휠체어와 함께 선로로 추락한 사고(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8면 보도) 당시 스크린 도어가 비정상적으로 열렸는데도 전동차의 비상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인선으로 운용되는 특성상 ‘5중 안전장치’를 갖췄다는 도시철도 4호선이 곳곳에서 안전 관리에 허점을 노출해 시민 불안이 커진다.
22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3시5분 도시철도 4호선 영산대역 승강장에서 A 씨가 전동휠체어를 잘못 작동해 스크린 도어를 들이받았다. 이후 A 씨는 충격으로 벌어진 스크린 도어 아래쪽 틈으로 전동휠체어와 함께 선로에 떨어져 시민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A 씨가 선로로 추락한 후에도 전동차는 운행을 멈추지 않았다. 당시 영산대역으로 진입하던 4152호 전동차가 멈춰선 시각은 오후 3시7분이다. 전동차의 비상 제동장치는 선로에 떨어진 전동휠체어와 충돌하고서야 작동했다. A 씨가 선로에 떨어진 뒤 2분 동안 전동차가 계속 달린 셈이다. 전동차는 정상적인 정차 지점을 5~7m 앞두고 멈췄다.
교통공사는 그동안 무인선인 4호선에는 5중 안전장치가 마련됐다고 설명해 왔다. 원칙대로라면 4호선 전동차는 정차 위치와 출입문 상태가 정상일 때만 출발하고, 열차 양측에 안내 레일이 설치돼 탈선 가능성이 없다. 또 전동차 전방에 장애물이 감지되면 자동 정지하고, 출입문이 잘못 열리면 전원을 자동 차단한다. 주요 장치가 이중으로 설치돼 유사시 예비 장치로 정상 운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때 이 5중 안전장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스크린 도어의 비정상적 개방을 감지하는 센서가 도어 상단에 달려, 하부로 추락한 A 씨를 감지하지 못했다. 전동차가 전방 장애물을 감지하는 것 역시 현재 기술상 직접 접촉이 있어야만 한다”고 해명했다.
사고 당시 감전 위험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4호선은 다른 노선과 달리 전차선이 선로 측면에 있다. 전차선에는 1500V의 전기가 흐른다. 이 때문에 사람이 떨어지면 곧바로 단전돼야 한다. 그러나 전동차는 A 씨가 선로에 추락 뒤에도 2분을 더 주행했다. 부산지하철노조 관계자는 “자칫하면 A 씨를 구하려던 시민도 위험할 뻔했다”며 “무인선의 안전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신심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