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장주, 외출금지 등 고육지책
경남 김해시 돼지 사육 농가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발생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가 많이 근무해 시가 방역 대책을 세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김해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ASF가 발병함에 따라 시내 돼지 사육 농장주들에게 농장 내 외국인 근로자를 철저하게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정부가 중국 몽골 라오스 베트남 등 ASF 발병국에서 입국한 외국인의 국내 활동이 우리나라에 ASF가 발병하는 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외국인들이 ASF 발병국인 고향에서 식료품을 들여오거나 해당지역 출신 동료와 접촉하면 질병 유입 이 이뤄질 수 있다.
김해에서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돼지 4만8000여 마리를 사육 중이고, 이들 농가에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77명이다. 외국인의 출신 국가는 네팔 (52명), 베트남 (10명,) 미얀마 (6명), 태국 (3명)이다. 네팔은 ASF 발병국이 아니지만, 베트남과 미얀마는 ASF가 유행 중인 지역이다. 태국은 공식적으로 ASF 발병국이 아니지만, 인접국인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이 ASF 발병국이다.
또 김해 소재 7500여 개 중소기업이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도 농장주들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다. 김해에 거주 중인 외국인 노동자들은 주말이면 ‘김해의 이태원’으로 불리는 동상동 로데오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은데, 이런 여가활동에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농장주들은 고육지책으로 외국인 노동자에게 외출 외박을 금지하고 당분간 농장 내 기숙사에서만 머물도록 지시했다. 본국의 가족에게는 택배를 보내지 말라고 당부했고, 대신 농장주가 식사 준비에 필요한 식료품 등 생필품을 구입해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외출 외박 금지 조처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한한돈협회 정진광 김해시지부장은 “농장주들은 방역활동을 강화하면서 불면의 날을 보내고 있는 중에 외출 외박을 금지당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불만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해야 해 고충이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
시도 ASF 감염을 막으려고 24시간 방역에 들어가는 등 총력을 쏟고 있다. 농축산과 전 직원 30여 명이 비상 근무에 투입돼 현지에서 방역 활동 중이다. 시 권대현 농업기술센터소장은 “김해는 도내에서 돼지 사육농가가 많고 도축장도 규모가 크다. 김해에까지 ASF가 확산하면 부울경 전체에 문제가 될 수 있어서 반드시 지킨다는 각오로 방역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