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거비용 보전 받으려 편법쓴듯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피하려 고의 교통사고를 모의한 것은 물론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김대근 부산 사상구청장(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8면 등 보도) 선거비용을 조작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은 김 구청장과 관련자를 조사해 혐의 상당 부분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국제신문이 입수한 약 2분 분량의 선거 당시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김 구청장은 선거 캠프 관계자에게 “정리 잘해야 한다. 나중에 선관위가 확인했을 때 보상을 했다, 말았다 말이 나오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한다. 이는 선거비용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선관위 보전을 받기 위해 편법을 쓰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지난해 선거 때 김 구청장은 사상구 주례동 H빌딩을 임차해 사무실로 사용했다. 빌딩 외벽 4층 높이에는 대형 홍보 현수막을 달았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현수막이 떨어지자, 선거 캠프는 외벽에 30㎝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현수막을 고정했다. 현수막을 철거한 이후 건물 외벽 곳곳에서 구멍을 발견한 건물주는 김 구청장에게 수리비 명목으로 2000만~3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다. 협상 끝에 수리비는 500만 원으로 결정됐다. 그러자 김 구청장은 선거대행업체에 비용을 부풀려 지급한 뒤, 이 업체가 다시 건물주에게 현금을 건네는 방식으로 수리비를 줬다.
김 구청장 측이 이런 방식을 택한 건 건물 수리비는 선거비용 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선관위의 보전이 가능한 후보자 리플렛 등 홍보물의 단가를 높여 선거비용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500만 원을 아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부산시선관위는 선거비용 조작은 정치자금법 위반 사항이라 공소시효가 유효하다고 설명한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선거를 마친 뒤 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하는 등 회계를 조작하는 사례가 있다. 돈과 관련된 내용은 공직선거법(공소시효 6개월)이 아닌 정치자금법이 적용돼 혐의가 확인된다면 처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선관위와 경찰은 김 구청장뿐만 아니라 선거대행업체 관계자, 회계 책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마쳤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 내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