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속 적발되거나 민원 아닌 이상
- 구청 관리 범주에 포함 안 돼
- 이번 태풍 피해 집계서도 제외
- 지자체 전수 조사 필요성 대두
부산지역 노후 단독주택이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무너지지 않는 이상 안전 관리 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다. 특히 제17호 태풍 ‘타파’가 덮친 지난 21일 밤 붕괴된 부산진구의 한 주택은 “원래 매우 낡아 위험한 집이었다”는 이유로 공식 태풍 피해로 집계되지도 않았다.
부산시와 부산진구는 지난 21일 밤 10시24분 무너진 부전동 2층짜리 주택은 무허가 건축물로, 구의 관리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고 23일 밝혔다. 이 주택의 잔해 속에서 다음 날 오전 7시45분 A(여·72)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무허가 건축물은 보통 구청의 단속 때 적발되거나 민원이 접수되면 관리대장에 입력되며, 구청은 이를 토대로 건축물을 관리한다. 이번에 붕괴된 주택은 재산세 부과 시점이 1956년으로 건축법 시행 이전에 지어졌으며, 관리대장에도 없는 건물이었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매년 4월 진행되는 국가안전대진단에서 발견되거나 단속에서 적발되는 건물이 아니면 관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관내 무허가 건축물의 정확한 현황도 파악하지 못한다.
허가받은 주택도 안전 점검의 대상이 되기 쉽지 않다. ‘시설물 안전 및 유지 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전체 면적 5000㎡ 이상이면서 사용 승인 15년이 경과된 다중이용시설이거나, 16층 이상 규모의 건물만 안전진단 대상이 된다.
이 밖에 소규모 건물은 안전 점검 의무가 없다. 건축법에 따라 소규모 주택의 유지·관리 책임은 소유자에게 있다. 구청장·군수 등 지자체장이 권한에 따라 재난위험시설로 지정하면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만,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 관리사무소가 없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소규모 공동주택을 비롯해 노후 단독주택은 재난 위험에 상시로 놓여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부전동 주택 붕괴 사고는 태풍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태풍이 불어닥치지 않았더라도 벌어졌을 일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부산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당시 누적 강수량이 31㎜였고, 붕괴한 주택은 바람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다”며 건물 노후화가 붕괴의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부산경실련 안일규 팀장은 “부산에는 소규모 단독주택과 공·폐가가 많아 붕괴 위험이 크다”며 “소규모 주택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수 조사를 비롯한 지자체 차원의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는 태풍 타파로 인해 부산에서 안전사고 605건이 발생했으며, 2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