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람들에겐 돈이 신입니다. 많이 가졌다고 그 사람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내가 버는 만큼만 벌고 살면 된다고 생각하죠. 아방궁 수준의 아파트 옆에 난민 수준 집이 있는데, 이들도 너는 너의 삶 나는 나의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 |  |
| 2일 김정현 소설가가 부산롯데호텔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박수현 선임기자 |
2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기 국제 아카데미 17주차 강사로 나선 김정현 소설가는 ‘높은 중국 낮은 중국’을 주제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그는 15년간 중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직접 체험하거나 인터뷰를 하며 차곡차곡 쌓은 해박한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중국의 밑바닥부터 당 고위 간부들의 입을 통해 들은 ‘높은 중국’까지 모든 것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김 소설가는 정치 체제부터 음식 문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종횡무진 누볐다.
김 소설가는 10년간의 경찰 생활을 접고 1991년 소설 ‘함정’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1996년 발표한 장편 ‘아버지’는 6개월 만에 100만 부가 팔리면서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다. 지난 2월부터는 국제신문에 ‘김정현의 중국인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그는 중국에서 ‘10억 원을 날려가며 15년 동안 산’ 이유에 대해 “그들의 골수에 박힌 DNA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의 중국 이야기보따리는 문명 발상지에서부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이 오랫동안 유사한 정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를 그들의 역사에서 찾아냈다.
“ 낙양 옆에 황하 물줄기인 낙하라는 작은 하천을 낀 대략 30만 평 일대에서 중국 문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농사를 지었어요.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음력 달력역시 4000년 전 중국에서 온 것입니다. 당시 달력을 왕이 발표했습니다. 농사 짓는 사람들에게는 하늘보다 왕이 더 신인 것입니다. 지금 수많은 중국인이 외국으로 나가고 인터넷으로 많은 정보를 접하지만 공산당, 국가주석에 대해 반발하지 않는 것도 이 ‘천자’라는 개념이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는 중국을 누비면서 만난 기업인, 디자이너, 당 간부, 일반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눈 소소한 일화도 소개했다. “옷 한 벌에 7~8억 원씩 하는 유명 디자이너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앙드레 김을 최고 디자이너로 생각한다고 하더라구요. 중국에 당신이 원하는 섬유가 다 있느냐 물었더니 장담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국에 디자인센터를 설립하라고 제안했어요.” 그는 “중국의 최고들은 한국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