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인 잡힌 화성 8차 사건도
- “내가 범행 저지른 진범” 주장
- 경찰, 사실 여부 검증에 주력
경기 화성 연쇄살인사건 용의자 이춘재(56)가 자백한 살인 범행 14건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경찰은 청북 청주 부녀자 살인사건 등을 이춘재의 소행으로 파악하고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이춘재는 1990년대 초반 청주에서 발생한 부녀자 피살사건 2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이 사건은 1991, 1992년 청주 가경동과 복대동에서 박모(17) 양과 이모(여·28) 씨가 각각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두 사건 모두 증거 부족 등 이유로 진범을 잡지 못했다. 이들 사건은 화성 연쇄살인 6차와 7차 사건 사이에 벌어진 데다, 피해자가 양손이 묶이고 입에 재갈이 물린 채 발견되는 등 이춘재의 범행 수법과 유사하다.
이 밖에 이 씨가 자백한 또 다른 범행 2건은 1988∼1989년 터진 수원 여고생 살인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1988년 1월 4일 화성과 인접한 수원에서 한 여고생이 속옷으로 재갈이 물리고 손이 결박된 채로 발견됐다. 이듬해인 1989년 7월 3일 또 다른 여고생이 수원의 야산 밑 농수로에서 흉기에 찔려 숨졌다.
앞서 이춘재는 화성 연쇄살인사건 외에도 4건의 살인을 더 저질렀다고 자백했지만, 그간 추가 살인이 어떤 사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춘재가 모방 범죄로 결론 난 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까지 자신이 저질렀다고 주장해 논란이 인다. 당시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 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뒤 징역 20년으로 감형돼 2009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윤 씨는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며, 2003년 한 언론과의 옥중 인터뷰에서 “내가 범인이 아니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재의 자백이 사실이라면 윤 씨는 경찰의 부실 수사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까지 한 셈이다.
이춘재의 이런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나도 경찰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춘재의 다른 자백 역시 신빙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장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