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우 개선과 노조 활동 보장을 주장하는 다문화지원센터 지도사들이 파업에 돌입한다.

민주노총 부산일반노조는 7일부터 사하·사상 다문화지원센터 방문교육지도사들이 전면 파업한다고 밝혔다. 두 개 센터 소속 21명의 지도사는 지난 4일 사하구청 앞에서 파업 예고 기자회견을 하고 이날부터 일손을 내려놨다. 파업 참가자들은 8일 오후 사하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앞에서 규탄 집회와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4일 사하구청 앞에서 진행된 다문화지원센터 방문교육지도사 파업예고 기자회견 현장. 민주노총 부산일반연맹 제공

이번 파업은 부산의 총 9개 다문화지원센터 중 노조가 결성된 두 개 센터를 중심으로만 진행한다. 부산에는 9개 센터에 총 81명의 지도사가 근무 중이고, 사하구·사상구·동구에만 노조가 활동 중이다. 이들은 민간이 위탁받아 운영하는 센터의 지도사 처우 개선과 직영 전환을 요구한다. 지도사들은 통상 두 시간씩 4개 가정을 한 주에 두 번 방문해 주당 16시간을 근무한다. 하지만 이외 업무 관련 시간은 전혀 인정되지 않고 수업 시간만 따져 시급을 받는다. 교통비 등에 대한 지급 수준도 낮아 어려움을 겪는다. 노조 소속의 한 지도사는 “이동하거나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시간만 해도 한 가정당 1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주휴수당이나 초과근무수당 같은 건 꿈도 못 꾼다”고 토로했다.

다문화지원센터는 2007년 여성가족부에서 추진한 정부 사업으로 시작해 다문화가족방문교육사업 등을 담당한다. 센터 소속 다문화교육지도사가 교육장소에 나오기 어려운 다문화가정을 직접 방문해 한국어 교육·부모교육·자녀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사업은 정부와 지자체가 예산을 매칭해 추진되지만, 현재 대부분 민간업체에 위탁해 운영 중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217개 센터 중 28개만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고, 나머지 189개는 민간에 운영을 위탁한 센터다. 부산은 총 9개 센터 중 1곳(남구)만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된다.

노조는 지난 7월 10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과 함께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시로부터 ‘민간위탁 해지는 당장 어렵다’는 답만 받았다. 노조는 일주일간 파업을 지속한 이후 센터 측의 대응이 없으면 파업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 부산일반연맹 백남운 사무국장은 “센터와 노조 간에 더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파업을 시작했다. 각 센터뿐 아니라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위탁업체만 바라보는 구청과 시청도 현장 지도사들의 답답함을 풀어주지 못한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