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부산건축선언’이 지난달 26일 공식 발표됐다. 시 건축정책의 방향을 개발·확장 중심에서 시민·관리 중심으로 옮기겠다는 취지이니 바람직한 일이다. 건축 분야에서 이를 미래도시 부산의 비전으로 천명한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새롭다. 그간 건축이 대규모 개발 사업과 난개발의 수단으로 전락한 걸 반성하는 뜻도 선언문에 담겼다니 더 그렇다.
돌이켜 보면 부산시정은 개발 위주로 흘러왔다. 물론 과거보다는 덜하겠지만 지금도 별 차이 없어 보인다. 바닷가와 산지, 외곽지와 도심지 가릴 것 없이 초고층 빌딩 같은 각종 건축물이 마구잡이식으로 들어서고 있어서다. 더구나 인구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과 맞지 않는 ‘계획인구’를 도시기본계획의 밑바탕으로 설정해 놓고 무분별한 개발을 부추겨 온 측면이 강하다. 그런 맥락에서 건축선언은 부산의 모습과 시민 삶을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일대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시는 우선 설계비 1억 원 이상의 공공건축물 심의에 대해 변화를 준다. 즉 설계공모위원회에 공모 전반을 맡기고, 깜깜이로 진행돼 온 설계과정도 일반에 전면 공개한다. 여기에 시민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도입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힌다. 우암부두 지식산업센터와 신평·장림산단 혁신지원센터 등 5개 공공기관 신축에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고 다음 달부터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시 건축정책에서 패러다임 전환의 첫 시험대인 셈이다.
하지만 건축선언이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선언내용을 현실화하는 정책 실행력과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전임 시장 때도 공공성과 지역 독창성 등이 포함된 ‘부산도시계획헌장’을 선포했으나,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선언이나 헌장 제정도 좋지만 공공건축과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도시계획 전반이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살기 좋고 지속 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을 터다.
감민진 성전초 교사
# 어린이 사설 쓰기
부산에서 북쪽으로 50㎞가량 떨어진 조그만 마을에 김 씨라고 불리는 우편 배달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40리에 달하는 구역을 오가며 충실하게 우편물을 배달했습니다. 언제나 동네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전하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해하면서 기쁘게 일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는 시계추처럼 정해진 구역 안을 오가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평생 가로수도 없고 별로 아름답지도 않는 메마른 아스팔트 길을 오간다는 것은 참 재미없는 일이야. 따분하기 짝이 없군.”
심지어 그는 자신의 인생이 이렇게 끝나 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조바심마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김 씨 아저씨는 한동안 이런 생각 때문에 수심에 잠겨 지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직업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왕에 이 길을 매일 다녀야 한다면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김 씨는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꽃씨를 들고 나가 자신이 오가는 길 중간 중간에 뿌렸습니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나자 김 씨가 다니는 길 양편에는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봄날에 피는 화사한 들꽃에서부터 한여름을 거쳐 가을에 이르기까지 계절 따라 여러 가지 꽃들이 앞 다투어 제 모양을 뽐냈습니다.
그 뒤 우편배달부 김 씨 아저씨는 자신이 가꾼 꽃길을 다니면서 은퇴할 때까지 꽃향기를 실은 반가운 소식을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고층 아파트가 도심을 가득 메우고 있는 도시를 보며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나요? 그리고 여러분이 살고 싶은 도시는 어떤 모습인가요? 과연 살기 좋은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살기 좋은 도시는 어떤 도시인지 생각해보고,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