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재력가인 것처럼 과시하면서 주로 중년 여성을 상대로 수억 원을 빌린 뒤 종적을 감춘 60대 여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단독 천종호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63)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10년 목욕탕 세신사 B(47) 씨에게 “유명 스포츠용품 회장이던 전남편이 죽고 3000억 원을 상속받았는데, 그 돈이 6000억 원으로 불었다”며 “부산에서 호텔 2개도 운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A 씨는 “딸이 귀신병에 걸려 제사를 지내야 한다. 당신처럼 밤낮없이 땀 흘려 힘들게 번 돈으로 제사를 올려야 효험이 있다”며 350만 원을 빌려주면 치료가 끝나고 갚겠다고 했다. 하지만 A 씨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다. A 씨는 호텔이 있지도, 남편에게 거액을 상속받지도 않아 돈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
A 씨는 이런 거짓말로 B 씨를 속여 1년간 28차례에 걸쳐 3억4600만 원을 가로챘다. A 씨는 분식집을 운영하는 C 씨 등 3명에게도 비슷한 수법으로 모두 7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겼다.
천 부장판사는 “거액을 가로챈 점,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도주한 점, 피해 금액이 상당 부분 변상되지 않은 점, 동종 범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전력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