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농민·예술인 소득 감소 비상
- 도자기·단감축제 개최 여부 골몰
- 市, 내년 매출신장·지원책 강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으려고 정부가 질병 전파 경로가 될 수 있는 지역 축제를 중단하라고 권고하자 경남 김해시가 고민에 빠졌다. 가을 축제가 농민과 예술인에게 일정 소득을 안겨주는데 무작정 중단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시는 정부 방침에 따라 규모가 큰 축제 등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백신이 없고, 돼지가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달할 정도로 파괴력이 큰 ASF가 확산하고 있는데,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개최했다가 자칫하면 ASF가 확산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 허황후 신행길 축제 등 크고 작은 행사를 잇따라 취소했다.
그러나 지역 대표 가을 행사인 분청도자기 축제, 김해 화훼축제, 진영단감 축제 개최가 이달 말로 다가오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축제는 기획한 농민이나 예술인에게 일정한 소득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매출 규모는 행사당 1억~5억 원 수준이지만, 지역 농산물 등을 홍보하는 효과가 금액으로 따지면 30억~50억 정도로 커 축제를 취소할 경우 생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영 단감축제의 경우 다음 달 초순 3일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시와 농민들이 토론회를 열고 개최 여부를 논의한 결과 행사를 아예 취소하기로 했다. 다만, 지난 10일 경기도 연천에서 발생한 ASF의 잠복기가 3주인 점을 고려해 다음 달 초순까지 추가 발병하지 않을 경우 11월 중 행사 기간을 축소해서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10일 간 열기로 한 김해 분청도자기 축제도 비상이 걸렸다. 도자기협회 측은 14일 오후 자체 회의를 갖고 “전면 취소할 경우 출혈이 너무 크다”며 “ASF 전파 경과를 지켜본 뒤 기간을 축소해 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는 원칙적으로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도예인은 “지난해부터 너무 경기가 안 좋아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도자기 판매가 급감했다. 축제까지 취소되면 정말로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하소연했다.
이달 17~20일 열기로 한 김해 화훼축제는 지난 1일 일찌감치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한 농민은 “김해가 화훼도시임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인데 취소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는 화훼·단감농가와 도예가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내년도에 매출 신장을 위한 대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ASF 경보가 심각 단계여서 축제 취소가 불가피하다”며 “지역 대표축제 개최 취소로 주민이 어려움을 겪겠지만,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지원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