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교내서 음식 먹으면 ‘벌점’
- 이용객 발길 끊기며 매출액 급감
- 부산 공립매점 8년 새 반토막
학생의 허기를 달래주던 학교 매점이 달라진 세태의 영향으로 점점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점주는 음식물 찌꺼기가 든 쓰레기통 청소를 자처하며 고군분투한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최근 학교 매점을 운영하는 협회원 20여 명이 어려움을 호소해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부산 해운대구 A중학교에서 20년 넘게 매점을 운영해온 B 씨는 최근 학교 정책이 바뀌어 월 매출이 평소(150여만 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협회에 하소연했다. 올해부터 A중학교는 학생이 교내에서 매점 음식을 먹다가 적발되면 벌점을 부과한다. 학교 측은 교실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음식물 탓에 위생에 문제가 생기자 학생자치위원회의 결정을 반영해 이같이 조처했다. B 씨는 “매년 학교에 매점 운영 대가로 390만 원가량을 내는데, 이 비용과 매점 유지·관리비를 부담하면 결국 적자다”고 말했다.
사정은 다른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 수가 급감한 데다 벌점을 우려한 학생들이 매점 방문을 꺼리면서 점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A중학교 학생 C(16) 양은 “쉬는 시간이 짧아 매점에서 산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를 교실에 가져오지 않고서는 다 먹을 수 없다. 점심 식사 전 출출해도 불필요한 벌점을 받는 게 싫어서 결국 매점 이용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과거 매점에서 교사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할 때는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하지만 학교마다 급식실이 생긴 이후 상황은 갈수록 나빠졌다. 점주들은 학교에 불만이 있어도 재계약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별달리 대응하지 못한다. 교실 쓰레기통을 직접 청소하며 ‘선처’를 부탁하는 정도에 그친다.
최근 사하구의 D중학교도 매점 폐쇄를 검토하기 위해 학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다. 부산지역 상당수 학교 매점이 학교 방침과 학생 수 감소, 판매 품목 제한 등 여파로 문을 닫기도 했다. 부산시교육청 자료를 보면 민간 입찰 계약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 매점이 2011년 135곳에 달했지만, 올해 63곳으로 반 토막 났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매점이 경영난으로 점점 문을 닫는 추세다. 조례에 따라 장애인 등 생계가 어려운 이들이 주로 매점을 운영하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