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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만에 찾은 위상…그날처럼 “꿈에도 소원은 민주” 합창

기념식 현장 이모저모

  • 신심범 기자
  •  |   입력 : 2019-10-16 19:53:3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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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 행사장 3000여 명 자축
- 기념공연 ‘그날의 부마’ 백미
- 시위 주역 옥정애 씨와 딸 참석
- “벅찬 감동” “엄마의 용기 감사”

- 부산 출신 배우 조진웅 씨
- 詩 ‘거대한 불꽃…’ 직접 낭송
- ‘우리의 소원은 통일’ 개사해
- 광주와 이원 생중계로 불러

부산 마산이 40년 만에 다시 환희와 눈물, 감동에 젖었다. 1979년 10월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뜨거운 심장을 안고 유신독재에 맞서 거리에 모였던 이들과 그 가족 그리고 부산 경남 시·도민은 ‘그날의 우리’가 이뤄낸 민주주의를 자축하며 박수를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경남 창원시 경남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마산 시위 참여자인 옥정애 씨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부마민주항쟁 40주년 국가기념식이 열린 경남대에는 40돌을 축하하려고 모인 3000여 명의 ‘우리’로 가득 찼다. 40년 전 이곳에서 울려 퍼진 함성은 18년 군사 독재를 끝냈다. 그러나 오랜 기간 홀대받았던 부마항쟁은 올해 드디어 국가기념일로 지정되면서 위상을 되찾았다.

“이런 날이 올 줄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참석자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한 채 항쟁의 불꽃이 타오른 이곳을 눈에 담으려 애썼다. 충남 천안시에서 온 항쟁 참여자 방경희 씨는 “우리는 독재 타도를 소망했다. 그 소망이 이뤄진 뒤에도 부마항쟁의 진실은 긴 세월 빛을 보지 못했다”며 “항쟁이 그 위상을 회복했다는 것, 항쟁의 일어난 이곳이 이토록 평온하다는 것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기념식의 첫 무대는 부산대·경남대 학생들의 연극 공연과 항쟁 참가자들의 증언을 담은 영상 상영,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송기인 이사장의 설명이 조화를 이룬 ‘그날의 부마’ 공연이었다. 1979년 10월 18일 경남대 시위의 주역인 옥정애 씨의 딸 이용빈 씨가 무대에 오르자 기념식장은 숙연해졌다.

이 씨는 “엄마는 제가 스무 살이 됐을 때 항쟁에 참여한 얘기를 해주셨다. 엄마가 보여준 용기와 그동안 겪은 고통이 우리 역사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게 했다. 2년 전 엄마와 함께 촛불을 들었다. 엄마와 제 바람은 같았다. 스무 살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40년이 지난 오늘 엄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꽃다발을 내밀었다. 옥 씨는 물론 문재인 대통령 옆에 앉은 부인 김정숙 여사도 감동하며 눈물을 흘렸다. 옥 씨는 “벅찬 감동밖에 없는 날이다. (40년 전) 목숨을 걸었고, 다시는 세상 빛을 못 볼 거라고 생각했다. 국민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우리들의 거대한 민중 항쟁은 자유와 민주주의와 민족 통일, 자주와 평화를 위한 꺼지지 않는 영원한 불꽃이어야 한다… 민주투사 만세, 혁명투사 만세.” 부산 출신 배우 조진웅 씨의 시 낭송이 이어졌다. 고(故) 임수생 시인이 쓴 ‘거대한 불꽃 부마민주항쟁’이다. 국제신문 기자 출신인 그는 부마항쟁에 직접 뛰어든 주역이기도 하다. 생전에 항쟁을 ‘깨꽃 혁명’으로 칭했던 임 시인은 시민이 피 흘려 이뤄낸 항쟁의 가치를 강조했었다.

기념식은 부마와 광주, 10·16과 5·18의 합창으로 마무리됐다. 광주 옛 전남도청 앞에 자리한 오월소나무합창단이 이원 생중계를 통해 화면에 등장했다. 기념식장에선 부산시립합창단과 창원다문화소년소녀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개사해서 불렀다. 광주가 “자유를 소원한다”고 선창했다. 이를 받아 부마는 “꿈에도 소원은 민주”라고 노래했다. 이어 부마와 광주가 모두 “통일을 바란다”고 합창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부마항쟁 기념식을 찾았다. 당시 국가가 저지른 폭력을 사죄하고, 항쟁의 의의를 평가했다.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확장되는 것이라며, 완성된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항쟁 주인공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경남대 시위를 이끈 최갑순 부마항쟁기념사업회장은 “대통령이 사과라는 단어를 말하는 순간 가슴에 맺힌 한이 풀렸다. 국가가 저지른 폭력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받은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10·16부마항쟁연구소 정광민 이사장은 “감개무량하다. 대통령이 부마항쟁을 유신독재를 무너뜨린 민주항쟁이라고 평가했다. 부마항쟁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았다”고 기뻐했다.

신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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