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원 부족해 대의원 구성 어렵고
- 예산도 자체 조달해야 하는 상황
- 지역 체육계 “우리도 답답하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할 수 없도록 법률이 개정됨에 따라 부산시체육회뿐만 아니라 일선 구·군체육회가 한 달 내로 민간 회장 선거 일정을 시작해야 하지만 대책 없이 손을 놓고 있다. 지역 체육회의 재정과 인력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규정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구·군체육회장의 대규모 공석 사태와 함께 지역 체육계의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17일 현재 부산지역 구·군체육회장은 대부분 각 지자체장이 맡고 있다. 16개 구·군 가운데 기장군이 2016년 처음으로 민간 회장을 선출했지만, 이번 법률 개정으로 다시 선거를 진행해야 한다. 내년 1월 16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국민체육진흥법은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 의원이 체육단체장을 겸임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시와 구·군체육회 모두 법률 시행 전까지 민간 회장 선거를 마쳐야 한다. 기존 임원이 출마하려면 다음 달 16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또 다음 달 21일까지 자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닷새 뒤인 26일까지 선거일을 공고하는 게 대한체육회의 지침이다.
민간 회장 선거는 인구수 기준으로 대의원 확대 기구를 구성해 치른다. 부산지역에선 중구 50명, 동구 100명, 부산진·사하·해운대구 200명, 이 밖에 11개 구·군 150명 이상의 대의원 확대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대의원은 종목단체별 구·군체육회 임원이나 읍·면·동체육회 회원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시체육회 소속 종목단체에만 인원이 몰려 구·군체육회는 확대 기구를 구성하기조차 어렵다. 생활체육 위주인 읍·면·동체육회는 아예 단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사설 클럽 소속으로 이름만 올린 경우도 있어 대의원 자격이 모호하다. A구체육회 관계자는 “우리는 인구가 적어 대의원 확대 기구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해 지자체 사정에 맞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건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구·군체육회는 생활체육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예산을 조달하는 사례가 많아, 큰 비용이 드는 선거를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B구체육회 관계자는 “조그마한 대회를 열 때도 돈을 각출해서 쓴다. 대한체육회나 시가 지원해주지 않으면 선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시와 시체육회도 뾰족한 지원책을 내놓지 못한다. 시체육회 역시 선거를 치르려면 400명 이상 대의원을 모으는 등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해 구·군체육회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시체육회 관계자는 “대한체육회가 아무런 지원도 없이 선거를 치르라고만 하니 우리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