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이 최근 군의회가 공무원과 관급공사 업체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무더기로 수사를 의뢰(국제신문 지난달 26일 자 10면 보도)하자 경찰이 “업무를 방해하려는 거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기장군은 군의회의 의혹 제기에 맞서 “결백함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2017~2018년 수의계약 23건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기장경찰서는 기장군이 수사 의뢰한 23건을 모두 반려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구체적 혐의가 적시되지 않아 현재로선 수사 대상이 안 된다. 확실한 혐의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보증을 서 달라는 거냐”며 반려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기장군은 군의회 군정질문에서 제기된 해수욕장 양빈용 모래 구매 과정의 입찰 담합 의혹을 비롯해 감사원 감사가 진행된 수의계약 건, 언론에 보도된 ‘특정 업체와 공무원 간 유착 의혹’ 등에 관해 모두 수사를 의뢰했다.
기장군의회 맹승자 의원 역시 기장군의 ‘빛·꿈·물 교육 행복 타운’ 조성 사업 중 이뤄진 설계 변경에 위법이 없는지 확인해 달라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 이를 두고 기장군과 군의회가 ‘감정싸움’을 벌인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경찰은 이례적으로 양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장군 자체 감사나 부산시 감사를 통해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경찰이 수사하겠지만, 수의계약 23건에 문제가 있는지 살피는 건 우리 역할이 아니다”며 “향응 제공 등 구체적 혐의가 확인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양측이 ‘집안싸움’으로 경찰 업무만 방해한 꼴”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장군 관계자는 “유착 혐의가 없는데도 일부 군의원이 계속해 기장군 행정을 문제 삼는다”며 “공무원 결백이 입증되도록 경찰이 엄중하게 수사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