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식구 감싸기’ 논란과 함께 검찰개혁 여론을 들끓게 한 부산지검 고소장 위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영장을 재신청했다. 지난 17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고소장 바꿔치기 무마 의혹’을 범죄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발언한 지 닷새 만에 경찰이 초강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사법개혁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르는 등 검경 수사권 조정을 앞둔 상황에서 양측이 충돌하는 모습으로도 비친다. 검찰이 이번 압수수색영장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또다시 검찰개혁을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2일 부산지검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영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9월 경찰이 같은 이유로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기각했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지난 4월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당시 부산고검장, 조기룡 당시 청주지검 차장 등 검찰 수뇌부 4명을 서울경찰청에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임 부장검사는 김 전 총장 등이 2016년 당시 부산지검 윤모 검사가 민원인의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별다른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하는 것으로 무마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고발장을 접수한 후 지난 5월 임 부장검사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법무부와 검찰에 사건 관련 자료를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검찰은 그러나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고, 이에 경찰은 지난 9월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했다.
경찰은 그동안 “이미 당사자인 윤 전 검사가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는데, 징계도 없이 사표를 수리한 수뇌부에게 검찰 스스로 면죄부를 주는 게 합당하냐”고 반발해 왔다. 경찰은 또 윤 총장의 국감 발언을 놓고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기록을 보고 따져봐야 한다. 자료도 주지 않으면서 직무유기가 아니라고 예단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