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부산 태양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붙잡혀 1·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40대가 파기환송심 등 다섯 번의 재판 끝에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에 따라 장기 미제였다가 경찰의 재수사로 범인이 검거된 이번 사건은 또다시 미제로 남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48) 씨의 상고심에서 검찰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무죄를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파기환송심)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 사건은 2002년 5월 22일 다방 종업원인 피해자 B(당시 22세) 씨가 실종된 지 열흘 만에 부산 바닷가에서 마대자루에 담긴 채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알려졌다. 사건은 10여 년간 미궁에 빠졌지만, 2015년 살인사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태완이법’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재수사를 통해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한 은행에서 B 씨 통장에 든 돈을 인출하는 모습이 CCTV에서 확인되면서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됐다. A 씨의 옛 동거인으로부터 사건 무렵 물컹한 물건이 담긴 마대자루를 A 씨와 함께 차 트렁크로 옮겼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에 1·2심은 A 씨의 유죄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지난 1월 “제3자가 진범일 가능성을 더 면밀히 살펴보라”며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부산고법은 지난 7월 “유죄를 증명할 간접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