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단계의 낙태까지 전면 금지한 현행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임신부의 부탁으로 낙태 수술을 해준 의사에게 잇따라 무죄가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12단독(김석수 부장판사)은 업무상 승낙 낙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 A(60)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공소사실을 보면 부산지역 한 산부인과 원장인 A 씨는 지난해 6월 30일 임신 4주 차인 임신부로부터 낙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부탁을 받고 낙태 수술한 의사를 처벌하는 규정은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소급해 효력을 잃었다”면서 “공소사실은 범죄가 아닌 경우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4월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 금지해 처벌하도록 한 현행법 조항은 임신부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지난 7월 헌법소원을 제기한 산부인과 의사 B 씨가 낙태죄 소송에서 처음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B 씨는 광주지역 한 병원에서 임신부 요청으로 67차례에 걸쳐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B 씨의 업무상 승낙 낙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지만, 헌재 결정이 나면서 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헌재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임신 12주 이내면서 헌재가 제시한 낙태 허용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기소유예 처분하고 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