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0억 국비 절반씩 지원돼
- 계획보다 사업 규모 축소 전망
- 총선 앞 정치적 결정 분석도
경남 거제시와 전남 완도군이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였던 남부권 국립난대수목원을 두 지역 모두에 조성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22일 거제시에 따르면 산림청이 거제와 완도, 두 곳을 난대수목원 조성 대상지로 선정하고 해당 지자체에 통보했다. 산림청은 지난 17, 18일 완도군과 거제시가 난대수목원 조성 부지로 제시한 곳에 현장 평가를 나와 식생·입지 등을 살펴보고 두 지역 모두 난대수목원을 조성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현장 평가는 식생·수목원·관광 등 9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이 ‘산림청 국립 난대수목원 조성 대상지 선정 심사 평가표’에 따라 진행했다.
난대수목원이 조성될 거제시 구천리 일대는 전형적인 해양성 난대기후에 속한 지역이다. 460종 식물과 116종 동물이 서식해 최적의 난대식물 생육환경을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대상지 산림면적 200㏊ 중 98% 가량이 국유지여서 따로 매입·보상할 필요가 없고 임도, 전기 등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다. 거가대교로 부산과 곧바로 연결되고 정부 재정사업으로 확정된 남부내륙철도가 개설되면 수도권 등 원거리 지역의 관광객도 오기 쉽다.
시는 대상지에 난대수종 전시원(상록활엽수원), 난대림 연구센터, 전시 온실, 방문자센터 등을 갖춘 난대 수목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거제는 주력 산업인 조선업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데, 수목원을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자원으로 활용해 경기 침체를 극복하겠다는 게 시의 전략이다.
산림청은 내년 사업계획 용역을 거쳐 본격적인 난대수목원 조성에 나선다. 난대수목원은 난·아열대지역의 산림 식물자원 보전·연구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산림청이 주관하는 국책 사업이다.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제4차 수목원진흥기본계획(2019~2023년)에 국비 1000억 원이 투입되는 남부권 난대 수목원 조성 계획을 반영하고 대상지를 물색해 왔다.
양 지역 모두 만족시키는 결과가 나왔지만 예산이 반으로 쪼개져 당초 계획보다 사업 규모와 내용이 부실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남과 전남을 모두 의식한 정치적 결정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시 관계자는 “산림청과 추후 절차를 협의해 당초 계획대로 난대수목원이 조성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