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악취 민원 나올 때까지 몰라
- 음식물쓰레기 관리 허점 도마에
부산 기장군 한 야산에 6년간 무려 1만2000t의 음식물쓰레기가 불법 매립됐지만 관계 기관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 곳곳의 허점이 범행을 장기간 방치했다는 지적이다.
23일 부산경찰청의 설명을 종합하면 농장주 A 씨 일당은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음식물쓰레기 1만2000t을 수천 차례에 걸쳐 기장군 야산 내 축산농장에 매립했다. 이들은 2014년 10월부터 쓰레기를 묻는 데 사용할 흙을 마련하려고 주변 산림 3만3000여 ㎡를 깎아내는 불법 형질변경까지 했다. 일당은 이런 수법으로 부당 이득 12억 원을 챙겼다.
기장군은 이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난 6월 인근 주민이 악취를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자 현장 조사를 벌이던 중 상황을 파악했다. 특히 기장군은 무허가 축사 내 불법 가축 분뇨 처리 문제가 불거져 2016년부터 올해까지 여러 차례 이 농장을 방문해 점검·지도했지만, 음식물쓰레기가 매립된 사실을 몰랐다.
기장군 관계자는 “점검을 나가도 쓰레기를 흙으로 덮어 놓으면 알 도리가 없다”며 “무허가 축사는 의무 점검받는 대상이 아니어서, 민원이 발생하지 않으면 단속하기도 어렵다”고 해명했다.
무허가 업체가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한 뒤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않았는데도 6년간 발각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음식물쓰레기 관리 전반에 허점이 노출된 셈이다. 300㎏ 이상 음식물쓰레기는 전자등록시스템, 그 이하 무게는 전자칩을 통해 전산으로 관리된다. 하지만 배출자가 이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에 대해 기장군 측은 “매립된 쓰레기가 부산에서 배출된 게 아니라는 말도 있다. CCTV가 설치된 주요 불법 매립지를 대상으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경찰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씨 등 농장주 2명을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농장 직원 4명과 음식물쓰레기 수거업체 대표 등 5명을 입건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