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붕장어가 처음으로 군 장병의 식탁에 오른다. 극심한 내수 부진에 일본 수출길마저 막혀 어려움에 처한 장어통발업계(국제신문 지난 8월 12일 자 11면 보도)에 활로가 될지 주목된다.
붕장어를 어획하는 장어통발어민을 조합원으로 둔 경남 통영의 근해통발수협은 24일 군 급식에 사용될 가공 붕장어 2500㎏을 출고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2020년 군대 시범급식에 붕장어를 포함시켰다. 근해통발수협이 납품하는 붕장어는 1억2000만 원 상당인 6000㎏이다. 오는 29일 2차분 2000㎏과 내달 5일 3차분 1500㎏을 출고할 예정이다. 납품된 붕장어는 튀김이나 양념구이로 조리돼 육군 제7군단 장병 2만여 명에게 3회에 걸쳐 제공된다.
근해통발수협은 그간 몇 차례 군납을 시도했지만, 붕장어 가격이 다른 식재료보다 높은 편이어서 번번이 무산됐다. 업계는 붕장어 내수 부진과 일본의 대한국 경제 보복으로 업계가 판로를 잃어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했는데, 군이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이번에 처음으로 붕장어를 받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통영이 최대 집하장인 장어통발업계는 그동안 생산량의 60% 이상을 일본에 수출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말부터 일본 수입상들이 ㎏당 수입 단가를 대폭 낮춰 거래하는 탓에 국내산 붕장어의 재고 물량이 쌓였다. 이런 상황에 일본이 수입 검역까지 강화하면서 사실상 수출길이 막히게 됐다. 국내에서는 붕장이 소비시장이 위축된 데다 중국산 붕장어의 저가 공세까지 받는 마당에 대형 악재가 겹친 것이다. 유통 판로를 찾지 못해 수협이 보관 중인 붕장어 냉동품(가공품)은 24일 현재 56억 원 상당인 430t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납이 새로운 판로가 될지 주목된다. 이번 첫 군납이 비록 시범급식이지만, 장병의 호응이 좋을 경우 정식 품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근해통발수협 관계자는 “간신히 숨통이 트였지만, 여전히 판로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맛과 영양이 뛰어난 붕장어를 식탁에 올려 군 급식의 질을 높이고, 붕장어 적체 물량도 소화할 수 있도록 붕장어가 정식 납품 품목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