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리에 고려시대 가마터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0여 년 전 발굴 조사된 화제리 가마터는 국내에 몇 안 되는 11세기 전후의 녹청자(綠靑磁) 도요지이다. 녹청자는 녹갈색 유약을 씌워 구운 초기 청자로서 고려시대 전기(11세기 후반) 이후 일상 생활품으로 생산되었다. 주로 지방과 하급 관청 등에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양질의 고급 청자에 비해 그릇 표면이 다소 거칠고 투박하게 보이지만 질박하고도 독창적인 유색을 통해 다른 자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멋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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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제리 도요지에서 출토된 녹청자.
양산시 제공 |
화제리 도요지는 청자의 초기 생성 및 발전 과정을 규명할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중국의 것을 받아들인 전라도 도자기 문화와 자생적 신라 도자기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데도 긴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도요지가 확인된 곳은 화제리 일대 10여 곳이며, 대표적인 녹청자 유적지는 화제초등학교 뒤쪽의 낮은 구릉지대이다. 발견된 도편은 대부분 문양이 없으며, 주로 대접류와 접시류다.
화제리의 동북쪽 지나(旨羅)마을도 주목할 곳이다. 지나마을은 지나, 감토봉(甘土峰), 독점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감토봉은 지나마을의 안쪽에 있는 마을로, 좋은 황토가 나오고 그곳에서 도자기(백자)를 구운 흔적이 있다. 독점에도 지명에 나타난 바와 같이 옹기굴이 있었다고 한다. 지나 안동네에는 수령 500년의 느티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물금에서 활동하는 조국영 도예가는 “고려시대에 김해와 사상, 화제를 중심으로 한 낙동강 하류 도자기 벨트가 형성됐던 것 같다”면서 “화제리 도요지에 대한 추가 발굴과 연구, 이를 문화콘텐츠화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